아프리카 니제르에서 16~17일(이하 현지시간) ‘샤를리 엡도’ 만평 규탄 시위로 10명이 사망하고 기독교 교회가 불에 탄 가운데, 현지에 머물던 한국인 선교사들이 한때 위험에 빠졌다가 긴급히 대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 니아메에 거주하는 선교사 A씨는 시위가 발생한 17일 오전 자녀와 함께 시내로 외출했다. 시위가 과격화되면서 A씨 가족은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피신했다. 시위대가 교회에 불을 지르고 선교사 집에 돌을 던지는 등 피해가 잇달았다. 한국인 선교사들은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이날 선교사들은 시위의 기세가 꺾인 틈을 타 자택으로 돌아가거나 안전한 곳에 위치한 집에 대피해 공포 속에 밤을 보냈다. 교회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자택이 불에 타 뿔뿔이 흩어졌다는 소식이 들려온 데다, 이튿날 더 큰 시위가 벌어질 예정이라는 소문까지 돌면서 선교사들은 니아메를 떠날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다행히 18일 마하마두 이수푸 대통령과 이슬람 지도자들이 시위를 자제하고 교회 방화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면서 선교사 가족들은 고비를 넘겼다. 니아메에 거주하는 한국인 선교사들은 모두 무사히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한 선교사는 지인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에서 “지금은 비교적 안전한 지역의 동료 선교사 자택에 와 있다”며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아프리카 니제르 ‘샤를리 엡도’ 시위 현장에서 한국인 선교사들 위기 탈출
입력 2015-01-19 1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