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양반’ 이유 있었네!… “느린 말투 편안해 사교에 도움”

입력 2015-01-19 15:58

느릿느릿한 충청도 말씨가 듣는 사람에게 편안함을 줘 사교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충북도립대 생체신호분석실의 조동욱(57·사진) 교수는 말의 속도에 따른 호감도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19일 밝혔다.

조 교수는 자주 쓰는 인사말인 “안녕하세요”의 맨 마지막 음절인 “∼요” 발음 길이를 0.1∼0.3초로 서로 다르게 해 들려준 뒤 가장 편안하고 듣기 좋은 말을 고르는 방법으로 호감도를 조사했다.

실험에 참가한 취업준비생 남성 20명 중 70%(14명)는 가장 긴 발음(0.3초)을 선호했고 나머지 6명은 두 번째 긴 발음(0.2초)을 골랐다.

끝 음절이 가장 긴 발음을 선택한 이유로는 ‘부드럽다’ ‘예의가 밝아 보인다’ ‘정감이 있다’ 등을 꼽았다. 반대로 짧은 발음에 대해서는 ‘냉정하다’ ‘건방져 보인다’는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조 교수는 “음성 분석기로 분석한 결과 끝 음절이 길어질수록 말의 강도(㏈)가 약해지는 것을 확인했다”며 “끝 음절이 길면 속도와 강도가 떨어져 공교롭게도 충청도의 느릿느릿한 말씨와 비슷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음성학적으로 보면 충청도 말씨가 상대에게 호감을 주고 사교에 적합하다는 결론이 성립된다”며 “예로부터 충청도 양반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