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율위 수장 왕치산, 공직자 문화단체장 겸직 행태 비판

입력 2015-01-19 14:40
중국 공산당의 사정·감찰 총괄기구인 중앙기율위원회 수장이 공직자들의 문화단체장 겸직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고 중국 경화시보(京華時報)가 19일 보도했다.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인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위 서기는 지난주 개최된 기율위 제5차 전체회의에서 “일부 지도자 간부들은 해서(楷書)도 제대로 못쓰면서 행서(行書), 초서(草書)를 써서 남들에게 선물 줄 생각이나 한다”면서 “또 일부 지방의 서예협회는 ‘관의 냄새’가 너무 난다”고 말했다.

왕 서기는 이어 “일부 간부는 우쭐거리면서 백성과의 관계를 잊어버렸다”고 질타했다.

실제로 허난(河南), 후베이(湖北), 하이난(海南), 푸젠(福建), 랴오닝(遼寧), 저장(浙江), 안후이(安徽), 후난(湖南), 광둥(廣東), 구이저우(貴州), 지린(吉林) 등 10여개 성의 지방 서예협회 주석을 현지의 청장·국장급 공무원들이 겸직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중국에서는 당·정 기관 간부가 사회단체의 장을 겸직하지 못하는 규정이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신문은 공직자들의 경우는 자기 작품의 값을 높일 수 있고 문화단체들은 공직자들의 권한에 의존해 여러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관리들이 서화, 사진, 저술, 발명 등에 재능이 있으면 이를 뇌물을 얻는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향도 두드러진다고 신문은 비판했다.

왕 서기의 이번 발언은 중국이 앞으로 반부패 조사 범위를 문화예술계로까지 확대할 것이란 관측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