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동해안에 103년 만에 가장 긴 기간 동안 눈이 내렸다. 8월에는 부산·경남에서 기상관측 이래 두 번째로 많은 비가 쏟아지는 등 이상기후 현상이 잦았다.
기상청과 국무조정실 등 관계부처는 지난해 한반도에 발생한 이상기후 현상과 그 영향 등을 담은 ‘2014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19일 발간했다.
지난해 1~11월 평균기온은 14.4도로 우리나라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높았다. 이른 한파가 닥쳤던 12월까지 기온을 포함하면 13.1도로 다섯 번째로 높았다.
동해안 지역에는 2월 6∼14일에 걸쳐 103년 만에 가장 오랜 기간 눈이 내렸다. 강릉에는 9일 내내 눈이 내렸고, 속초에서는 하루에 적설량 41.7㎝라는 기록을 세웠다. 3월 중순 후반과 하순에는 이동성 고기압과 저기압의 영향으로 남쪽에서 따뜻한 공기가 유입돼 기온이 큰 폭으로 올랐다. 3월 평균기온과 최고기온, 최저기온은 1973년 이후 각각 최고 2위, 3위, 1위를 기록했다.
8월 25일에는 부산·경남에 기록적 폭우가 발생했다. 창원에는 하루에 역대 두 번째로 많은 246.5㎜라는 물 폭탄이 쏟아졌다. 한해 평균 강수량은 1173.7㎜로 평년(1307.7㎜) 대비 90% 수준이었으나 서울·경기, 강원 영서 등 중부 북부지방의 강수량은 평년의 65%도 채 되지 않아 1973년 이래 최저로 나타났다.
봄철 남부지방부터 시작된 이상고온 현상은 전국적으로 나무의 개엽 및 개화시기를 앞당겼고, 곤충 발생 등 산림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마른장마 등으로 강수량이 부족해지면서 전국의 평균 저수율은 36.1%로 평년의 67%에 불과해 2000년 이후 가장 낮았다. 가뭄으로 1∼8월 전남, 경남지역 일부 마을에 급수가 제한되는 등 불편을 겪었다.
정부는 이상기후가 점차 늘고 피해 역시 증가함에 따라 감시·예측 능력을 높이고 그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 부처 간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임지훈 기자 zeitgeist@kmib.co.kr
지난해 동해안은 103년만 최장 폭설, 부산·경남은 최대폭우…이상기후 빈발
입력 2015-01-19 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