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인질범 현장검증] 피의자 김상훈, 반성은 커녕 유족 비웃고 조롱

입력 2015-01-19 13:52
‘안산 인질극’ 피의자 김상훈이 19일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현장검증 장소에 들어서고 있다. 이병주 기자

안산 인질살해 피의자 김상훈(46)에 대한 현장검증이 19일 오전 범행현장인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다세대주택에서 열렸다.

김씨는 현장검증을 하러 건물로 들어가면서 유족을 조롱하는 모습까지 보여, 보는 이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안산상록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30분 통합유치장이 있는 안산단원서에서 김씨를 데리고 나와 현장으로 향했다.

김씨는 검은색 패딩점퍼에 오른손에는 붕대를 감은 채 왼쪽 발을 절고 있었다.

앞서 경찰은 김씨 부인 A씨(44)의 전남편 B씨(49·사망)를 살해할 당시 몸싸움 중 팔과 다리를 다쳤다고 설명한 바 있다.

호송차에 타기 전 김씨는 ‘혐의 인정하느냐. 막내딸 성폭행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집에 들어갈 때 사람들을 살해할 계획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부인에게 미안한 마음 없느냐’는 질문에는 “죄송하다. 죽을죄를 지었다”고 짧게 답해, 불리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자신의 입장을 항변할 수 있는 질문에는 답하는 이중성을 보였다.

20여분 뒤 김씨가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주변에 모인 50여명의 주민들은 일제히 ‘니가 그러고도 인간이냐’ ‘사형시켜야 돼’와 같은 말을 하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주민 정모(48·여·안산 본오동)씨는 “아이 키우는 부모로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 어떻게 어린 아이들에게 저런 짓을 할 수가 있느냐”고 말했다.

A씨와 B씨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21)도 김씨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김씨의 뒷모습에 대고 “왜 우리엄마 괴롭히냐”고 소리쳤다. 그러자 김씨는 그를 뒤돌아보며 입꼬리를 한쪽으로 올리며 비웃은 뒤 “니 엄마 데려와”라고 조롱하듯 말했다.

그런 김씨의 모습을 지켜본 주민들과 취재진은 반성 없는 김씨의 태도에 또 한번 경악을 금치 못했다.

경찰은 현장검증을 비공개로 진행하며, 김씨는 침입에서부터 피해자 포박, 감금, B씨 살해, 막내딸(16) 성추행 및 살해 등 범행을 모두 재연하게 된다.

경찰은 김씨가 외부에서 흉기를 가지고 B씨 집에 침입했다는 피해자 진술을 확보해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B씨 동거녀(32)는 경찰조사에서 “문을 열어주자 김씨가 흉기를 들이댔다”고 진술했다.

그동안 김씨는 미리 흉기를 준비해가지 않았고, B씨 집 부엌에 있던 흉기로 범행했다고 진술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이 부분은 양측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 확인을 해봐야 한다”며 “계획범행 여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될 수 있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에게서 인질극 당시 막내딸을 성추행했다는 자백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