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7일(현지시간) 오전 11시에 발생한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시사주간지 ‘샤를리 엡도’에서 일어난 총격 테러 사건은 전 세계의 많은 이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12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최소 5명의 부상자가 생겼는데요. 이 사건의 범인인 테러리스트 형제 사이드 쿠아시와 셰리프 쿠아시는 50여 차례의 총탄을 난사했으며 “예언자 무함마드의 복수를 했다”고 소리쳤습니다.
이 사건이 큰 화제가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하나는 9?11 테러 이후 가장 의미 있는 가치관의 충돌 쟁점에 불씨를 지폈다는 것입니다. 한 쪽은 샤를리 엡도 테러 사건 이후로 파리 시민들이 추모 집회에서 들고 나온 ‘나는 샤를리다(Je suis charlie)’라는 슬로건으로 대표되는 ‘표현의 자유’입니다. 이 슬로건은 샤를리 엡도 인근에 있는 한 패션잡지에서 일하는 패션 스타일리스트 조아킴 롱생이 만들었습니다. 롱생은 “끔찍한 테러에도 절대 굴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나는 두렵지 않다”라는 뜻에서 이 슬로건을 만들어 트위터에 올렸는데 삽시간에 무려 700만회나 리트윗되며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샀습니다. 이들은 이슬람 근본주의자와 같은 반대 세력에 맞서 언론사의 ‘표현의 자유’를 지켜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들이 SNS에서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먼저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를 모욕한 만평을 수록해 원인 제공한 샤를리 엡도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일종의 자성론입니다. ‘종교의 자유’를 먼저 존중하지 않은 샤를리 엡도의 ‘표현의 자유’만 무조건적으로 중시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에 아랍 출신의 여러 비평가들도 ‘표현의 자유’는 샤를리 엡도와 같은 유럽 선진국의 언론사에게만 해당하는 거냐며 여러 언론에 이를 풍자한 만평을 연이어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샤를리 엡도 총격 테러 사건’의 범인들은 이 언론사와 무관한 경찰관들마저 잔인하게 사살했고, 샤를리 엡도가 그 이전에 ‘이슬람 포비아’를 비판한 만평도 실었던 만큼 무조건 ‘반이슬람적’인 주간지도 아니었다는 점을 들어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을 옹호할 필요가 없다는 재반론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분명 이 사건은 일어나서는 안되는 비극적인 사건입니다. 그러나 ‘자유의 범위는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범하지 않는 한계 내이다’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이 격언의 의미처럼 서로의 ‘자유의 한계’를 생각하면 다양성을 존중하는 건강한 사회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당신은 어떤 자유가 더 소중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친절한 쿡기자] ‘나는 샤를리다vs아니다’ 자유 대 자유의 한계
입력 2015-01-18 1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