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총 장석진 대표회장 “통일선교에 남은 여생 보내겠다”

입력 2015-01-18 13:38
세계한인기독교총연합회 장석진 대표회장이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뉴욕포럼’ 개최에 앞서 지난 13일 한국에서 온 목회자들이 묵은 뉴욕의 한 호텔 앞에서 이번 포럼의 의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성결교회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뉴욕포럼’이 무사히 끝나자 70대 노(老) 목회자의 입에서는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포럼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최근 몇 달 간 불면의 시간을 보낸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오준 주 유엔 한국대사와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북핵 특사가 개인 사정으로 포럼 개최 직전 불참이 확정됐을 때 일말의 불안감이 없지 않았지만 포럼의 열기는 이를 상쇄하고도 남았다. 발제자가 해외한인교회의 남북 화해 견인차 역할을 주문하고 복음적 통일 필요성을 역설할 때마다 참석자들이 일제히 박수와 ‘아멘’으로 화답했다. 질문이 너무 많아 인터넷 메일 답변으로 대체하는 등 포럼이 진행된 5시간여 내내 분위기가 뜨거웠다.

포럼 주최자인 세계한인기독교총연합회(세기총) 장석진(71) 대표회장은 “750만 디아스포라가 꾸준히 조국 통일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마련한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3월 세기총 2기 수장으로 취임한 장 대표회장의 임기 1년은 온전히 통일선교에 몸을 던진 시간이었다.

세기총 대표회장 당선 직후 그의 일성은 “한반도 평화통일 운동의 지속 추진”이었다. 그의 행보는 이 말이 결코 공약(空約)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8월 중순 백두산에서 한반도남북통일기도회를 열었으며 12월 11일에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일만교회백만기도운동본부’ 출범에 앞장 섰다. 일만교회백만기도운동은 일만교회백만성도가 매일 1분씩 조국의 통일을 위해 기도하자는 캠페인이다.

통일에 대한 장 대표회장의 열정은 어디서 연유됐을까. 그의 말을 빌리자면 그야말로 사소한 인연이 시작이었다. 그는 이를 두고 하나님의 계시라고 표현한다.

2000년 뉴욕성결교회 담임목사에 재임 중일 때 한국기독교총연합회로부터 백두산 통일기도회의 강사로 초청을 받아 중국 옌볜의 룽징(龍井)을 방문했다. 백두산에 올라 두만강 너머 북한의 회령지역을 바라봤다. 전기도 없어 저녁에 칠흑같이 어두워진 모습에 갑자기 왈칵 눈물이 났다. “어둠의 도시를 본 것 같아 너무 가슴 아팠습니다. 즉석에서 통곡대회를 열고 ‘저 백성들을 구원해야겠다’고 다짐했죠.”

막연하게 느꼈던 평화통일과 북한선교의 필요성을 이때부터 절감했다. 룽징을 교두보로 삼기로 했다.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한국말과 한글을 사용하는 이곳의 동질감에 착안한 것이다. 2004년 이곳에 선교센터를 만들어 탈북자를 수용하거나 한국교회 초청 수련회를 열었다. 이와 함께 가난한 한인 4세들을 도와주기 위해 소보내기 운동과 주택개량운동을 적극 실시했다. 옌지의 빵공장을 후원해 한 달 5000여개의 빵을 북한에 보내기 시작한 것도 이 즈음이었다. 그가 지난해 대표회장이 당선된 뒤에 추진한 첫 사업을 자신의 통일선교 꿈을 심어줬던 백두산 한반도남북통일운동기도회로 장식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지난해 말 은퇴하고 세기총 대표회장 퇴임도 불과 2개월 밖에 남지 않았지만 자신의 꿈을 펼치겠다는 의욕은 그칠 줄 모른다. 퇴임 후에는 부평제일교회(김종웅 목사)와 함께 아세아 지역 선교를 하면서 남북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국제적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기독통일복음단체인 ‘평화한국’의 지도위원으로 8월 15일 광복절 평양행을 추진중이기도 하다고 언질했다.

1973년 20대 청춘에 미국으로 건너 와 76년 6월에 뉴욕성결교회를 개척한 장 대표회장은 멀리서나마 한국교계에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한국교회가 750만 디아스포라의 잠재력을 100% 조국의 복음적 통일운동에 사용할 수 있도록 협조해주기를 바랍니다. 한반도 통일 포럼이 계속 지속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세기총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양병희 목사)이 오는 5월 서울에서 한반도 평화통일 2차 포럼을 개최키로 한 것은 장 대표회장의 소중한 사역을 이어가겠다는 한국교계의 첫 번째 약속인지도 모른다.

뉴욕=글·사진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