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프로그램 ‘똑똑한 소비자 리포트’(소비자 리포트)이 다국적 가구유통업체 이케아의 가격 거품 의혹을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외국인 전문가의 멘트를 오역해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의 방송은 지난 16일 방영됐다. 소비자 리포트는 “한국·일본·미국·독일 등 4개국에서 판매되는 이케아의 소파, 수납장 128개에 대한 가격 조사를 진행한 결과 평균적으로 미국은 10%, 독일은 5%, 일본은 21%까지 국내보다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소비자 리포트는 지난해 3월 하버드대학 경제학 저널에 실린 ‘통화권, 제품 가격 그리고 실질환율의 관계’ 논문 내용을 인용해 국가별로 이케아 제품가격차가 매우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도 전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방송이 해당 논문에 참여한 브렌트 네이먼 시카고대학 경제학과 교수와 전화 인터뷰를 전하며 취지를 정반대로 전했다고 비판했다.
브렌트 교수는 소비자 리포트 인터뷰에서 “국가별로 가격차가 20, 21% 가량 차이가 나는 것은 드문 경우가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방송은 “일반적인 현상이 아니다”는 자막을 내보냈다.
또 브렌트 교수는 “우리 연구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어느 두 국가에서 20% 이상 비싸거나 저렴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지만 방송은 이 역시도 “어느 것도 20%보다 더 비싸거나 저렴한 경우를 찾을 수 없습니다”라고 번역했다.
브렌트 교수는 “한국과 다른 나라에서 가격 차이가 있다는 것이 내게는 그리 놀랍지 않다”고 말했지만 방송은 “한국과 다른 나라에서 그렇게 가격 차이가 크다는 것이 놀랍습니다”라고 반대로 번역했다.
방송이 나가자 시청자 게시판에는 오역을 비난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시청자들은 “답은 이미 정해져 있는 건가” “너무 편파적이고 작위적인 해석이다” “오역 수준이 심각하다” “시청자들이 영어를 모를 줄 알았나 보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분노했다.
KBS는 한 매체에 오역 논란에 대해 “확인하고 입장을 정리 중”이라고 밝혔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KBS 소비자리포트 이케아 때리기? 같은말, 다른해석 논란
입력 2015-01-18 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