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협은 17일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 전반 33분 개최국 호주의 골문을 열었다.
상대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안으로 낮게 들어온 기성용(스완지시티)의 패스를 공격수 이근호(엘 자이시)가 왼발로 때렸다. 이때 골문으로 쇄도하던 이정협은 발을 내밀어 마무리했다. 공은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들어갔다.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의 믿음에 화답한 순간이었다.
이정협은 관중석과 카메라를 향해 경례했다. 군인 신분으로 출전한 이정협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세리머니였다. 5만2500개의 관중석이 가득 찬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70% 이상을 차지했던 호주 관중들은 이정협의 경례에 더 이상 야유를 퍼붓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1대 0 승리로 끝나면서 이정협의 선제골은 그대로 결승골이 됐다.
이정협은 경기를 마친 뒤 “호주 관중들이 야유해서 보란 듯 거수경례로 세리머니를 했다. 군인 신분으로서 거수경례하는 것은 당연했다”며 “정신이 하나도 없다. 처음으로 A매치 선발을 뛰었는데 좋은 결과로 마무리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득점으로 오만과의 1차전에서 저지른 실수를 만회해 기쁘다. 감독님은 물론 팀 동료들에게도 미안했다”며 “골로 자신감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