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제가 죽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희생자들에게는 정말 죄송합니다.”
강원도 고성 22사단 GOP(일반전초) 총기난사 사건으로 사형을 구형받은 임모(22) 병장은 자신의 죽음마저 담담하게 말했다.
군 검찰은 지난 16일 원주시 제1야전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임 병장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비무장 상태인 소초원에게 계획적이고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임 병장에게 법정 최고형에 처해 달라”며 사형을 구형했다.
군 검찰은 “임 병장이 아군인 동료들에게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해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며 “부대원을 모두 살해하려 했다. 12명의 사상자가 나올 때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10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임 병장은 지난해 6월 고성 22사단 GOP에서 총기를 난사해 장병 5명을 살해하고 7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임 병장은 최후 진술에서 자신의 죽음을 말했다. “후회스럽고 괴롭다. 할 수 있다면 과거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나중에 제가 죽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희생자들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여론은 경악했다. 자신의 죽음마저 담담하게 말한 임 병장의 섬뜩한 최후 진술에 네티즌들은 치를 떨었다. SNS 네티즌들은 17일 “나중에 죽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뒤늦게 후회하고 용서를 구해도 이미 죽은 사람들은 돌아올 수 없다”며 임 병장을 비난했다.
‘땅콩 회항’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안산에서 의붓딸들을 흉기로 위협하며 인질극을 벌인 아버지, 인천에서 4세 여아에게 폭력을 휘두른 어린이집 보육교사 등 최근 발생한 사건들을 임 병장과 연관지으면서 “하루도 그냥 넘어가는 날이 없는 스트레스 공화국” “사건이 갈수록 엽기적으로 돌변한다” “같은 사건은 언제 어디에서 또 발생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시점을 이미 넘어갔지만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임 병장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3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나중에 제가 죽어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담담해서 섬뜩한 임 병장의 최후 변론
입력 2015-01-17 1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