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이산가족 적십자 실무접촉 검토 안해"...지지부진한 남북한

입력 2015-01-16 15:53

정부가 남북관계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 ‘설날 이산가족 상봉’이 남북 당국의 지지부진한 태도 때문에 무산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만을 위한 별도의 대화채널을 가동하자는 아이디어까지 나왔지만 정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설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하자는 우리 정부의 제의는 여전히 유효하다”면서도 “별도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 성사를 위한 남북 적십자 차원의 실무접촉은 현재로서는 제의할 것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선 “기존 통일준비위원회 차원의 대화 제의를 통해 충분히 우리의 의지를 북한 측에 전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적십자 차원의 실무 대화가 필요하다는 요구는 이산가족 상봉 타이밍 때문에 제기됐다. 상봉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선 최소 4~6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데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이다. 임 대변인도 “상봉 대상자 선정과 상봉 대상, 시설 점검 등의 준비에 최소 4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설 연휴가 다음달 18일부터 시작됨을 감안해 역산하면 당장 실무 접촉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현재 남북대화는 정지 상태다.

답답하게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는 은 북한도 마찬가지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논평을 통해 “북남 사이 관계개선을 바란다면 북침전쟁연습을 전면 중단하는 실천적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며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압박을 또 다시 가했다.

이에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코엑스에서 개최된 한국중등교장협의회 연수회 특강에서 “북한이 대화 제의를 계속해서 안 받고 조건 비슷한 얘기만 던지고 있다”고 비판한 뒤 “남한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말고 대화에 나오라”고 촉구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