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화재 당시 밧줄로 주민 10명을 구한 의인(義人) 이승선(51)씨가 한 독지가의 성금을 거절한 것으로 밝혀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조선일보는 16일 한 독지가가 이같은 사연을 전하며 “지금껏 좋은 일을 한 분들에게 성금을 전달해왔지만 끝까지 마다하시는 분은 이분이 처음이라 놀랐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독지가 측은 전날 이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기 목숨을 내어놓고 다른 사람들을 구한 행동에 깊이 감명받았다”며 성금을 전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이씨는 그러나 “이번 일로 칭찬을 받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지만, 소중한 돈이 저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데 쓰이기를 바란다”며 사양했다고 한다.
이씨는 이 매체와의 통화에서도 “그분이 주시려던 금액이 3000만원인지도 몰랐다. 그 돈에 ‘0’을 하나 더 얹어준다고 해도 받을 생각이 없다”며 “내가 살릴 수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을 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뿐, 다른 것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씨는 “내가 부자는 아니지만 매일 땀 흘려 일한 대가로 얻는 돈이 달콤하지, 시민으로서 같은 시민들을 도왔다는 이유로 돈을 받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20년간 고층 빌딩 등에 간판을 다는 일을 해온 이씨는 작업할 때 ‘생명줄’로 쓰는 30m 밧줄을 항상 갖고 다녔다. 이씨는 지난 10일 승합차를 몰고 일하러 가던 길에 우연히 화재 현장 앞을 지나가게 됐다.
화재를 본 이씨는 길이 30m 밧줄을 갖고 창문에 매달려 비명을 지르는 주민들을 구하기 위해 나섰다. 가스배관을 타고 올라가 갖고 있던 밧줄로 주민들을 묶어 한 명씩 아래로 내렸다. 두 팔과 몸으로 '인간 완강기' 역할을 했던 셈이다. 이씨 덕분에 주민 10명이 목숨을 구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에선 감동의 물결이 일고 있다.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는 이 분이야말로 대한민국을 지탱해 주는 기둥입니다”
“우리나라에 이런 분이 있다는 게 참으로 다행입니다. 자기 자리에서 모두가 최선을 다할 때 우리나라는 발전하는 것이지요. 한국사회 이런 분들이 계셔서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지요”
“TV에 나와서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겸손하시고 다정다감한 모습에 고맙고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감사하고 고맙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합니다”
이명희 선임기자 mheel@kmib.co.kr
“0 하나 더 얹어줘도 안 받아요” 동아줄 義人, 3000만원 거절
입력 2015-01-16 09:26 수정 2015-01-16 0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