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당당하게 흡연을 하고, 서로의 성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는 젊은 여성들의 모습을 볼 때, 불과 십년 전 까지만 해도 혼전순결에 대해 강박적인 죄의식을 심어주던 사회의 모습이 급격하게 변화한 것을 느끼곤 한다. 더 이상 연인들이 함께 여행을 가고, 밤을 지새우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게 된 요즈음, 오히려 당당하게 스스로의 욕구를 표현하고 또한 그에 따른 책임까지도 스스로의 몫으로 인정하는 멋진 현대의 여성이 증가함에 따라, 우리는 새로운 여성 질환 까지도 감당해 내야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자궁경부암, 그리고 자궁경부 이형성증.’ 다른 종류의 암과는 다르게, 자궁경부암은 매우 특이한 특성을 띈다. 바로 ‘감염’이 그 원인 중에 하나라는 것. HPV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인한 발생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자궁이라는 부위가 여성의 ‘생식능력’을 보유한 기관이라는 이유로, 진단과 치료에 대해 수치스러워 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미국에서 이형성증 환자 대상 통계에 의하면, HPV감염으로 이형성증에 걸린 여성의 평균 성 접촉 대상자의 수가 20명이라는 발표도 있었다. 아무리 근 10년간 여성의 ‘성 해방’이 이뤄진 대한민국이라도, 평균 20명과의 성관계를 경험한 여성의 집단이 얼마나 될까?
소람한방병원의 여성암센터를 찾은 자궁 이형성증 환자들은 20대에서 50대까지 그 연령층이 다양하고, 거의 대부분이 20~30대 미혼 여성이다. 그 들은 평균 2~3명과의 성관계 경험이 있는 일반적인 여성이며, 심지어는 첫 번째 남자친구와의 불과 5번이 안되는 성관계 겅험을 갖고 있는 환자도 있다. 하지만, 이 환자들은 이형성증 혹은 HPV감염은 문란한 성관계로 인해 이뤄진다는 편견으로 인해 질병으로 인한 고통과 사회적 인식으로 인한 추가적인 고통을 호소한다.
자궁 경부 이형성증은 자궁경부암의 전 단계로, 종양은 아니지만 종양으로 진행되려하는 성질이 있다. 즉, 자궁경부암으로 가는 매우 초기의 단계라고 볼 수 있으며, 이형성증이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되기 까지 누군가는 10년이 또 누군가는 6개월이 걸린다. 도대체가 일관성이 없는 질병이다. 그렇다면,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는다면 안전할 수 있을까?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는다고 해도, 우리가 독감 예방 주사로 독감은 예방하지만 감기는 피할 수 없듯, 또한 일반 감기로 폐렴이 되기도 하듯, 질병에 대한 대책도 마땅히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한국여성들은 자궁 이형성증에 쉽게 노출 되는 것일까? 자궁경부암의 80%는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에서 발생한다. 성적으로 개방되어있는 아프리카와 남미는 절대적인 HPV에 대한 노출(성접촉)이 높음으로 인해 아무리 면역력이 높은 사람이어도 추운 곳에서 얇은 옷만 입고 있는다면 감기에 걸릴 수밖에 없듯이 HPV로 인한 질병이 다발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성접촉이 상대적으로 적음에도 불구하고 질병발생이 많은 한국은 그 이유가 무엇일까?
소람한방병원 여성암센터 대표원장 김성수 박사는 그 원인을 ‘자궁면역력’에서 찾는다. 산후조리의 개념이 아시아에서, 한국에서 유독 발달한 것처럼. 흑인들은 태생이 탄력적인 몸매로 태어나고, 아시아인이 숫자계산에 빠르다고 하는 것처럼 서양여성들은 출산하고 바로 찬물로 씻어도 멀쩡하다는데, 우리나라 여성들의 몸은 다르다는 것이다. 그 만큼 약하게 발달한 신체 조건을 외국의 통계와 치료법을 그대로 적용하여 접근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으며, 자궁의 면역력을 높이고 그 기능을 회복시키는 다각적인 개인 맞춤 치료법을 통해 수술 없이 스스로 회복되게 하는 치료가 진행되고 있으며, 그 치료사례들을 정리하여 공개하고 있다.
우리 몸에 단 한부분도 쓸모없는 것은 없고, 의미 없는 것도 없다. 그 세세한 부분들이 우리 몸의 각 부위에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낼 수 있을 때, 내게 주어진 선물과 같은 몸을 최대의 능력으로 가치 있게 사용할 수 있고, 근본적으로 치유되지 않는 악순환의 연결고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도움말 홈페이지 , 전화번호 1661-1115).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성관계(SEX) 후 자궁경부이형성증이 찾아올까?
입력 2015-01-12 1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