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만이 새해부터 대만해협 상공을 통과하는 신규 항로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15일 신화통신과 타이베이타임스 등 중국과 대만 언론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3월 5일부터 남동 해안의 샤먼과 푸저우 등을 연결하는 4개의 새로운 항로를 운영할 예정이다. 문제는 새 항로가 대륙 상공을 통과하는 기존 항로와 달리 대만해협을 통과한다는 것이다. 일부 구간의 경우 중국과 대만의 중간선을 따라 설정된 방공식별구역에서 7.8㎞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대만 측은 중국 여객기가 대만해협을 지나게 되면 푸젠성에 인접한 대만 영토인 진먼, 마쭈 등과 대만을 연결하는 항로의 안전이 크게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만 항공기는 매일 대만과 진먼·마쭈 사이에 56편이 운항되고 있다. 대만 국방부와 민용항공국은 성명을 통해 “중국의 일방적인 행동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중국에 새 항로에 대한 재논의를 촉구했다. 정치권도 여야 없이 한 목소리로 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제1야당 민진당의 차이잉원 주석은 “중국의 새 항로 개설은 양안의 항공 안전은 물론 국가 안전과 주권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마샤오광 대변인은 전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새 항로와 관련해 “민간항공의 공역관리는 통상적인 업무”라며 계획대로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새 항로는 미국과 중국 전문가에 의해 설계되고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심사와 허가를 거쳤다”면서 “새 항로의 정확도와 안전성, 신뢰성은 국제기준에 합치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 대변인은 이어 “새 항로는 상하이와 광저우 지역의 항공편 증가에 대응하는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양측은 이 문제에 대해 논의를 계속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해 협상의 여지는 남겨뒀다. 중국은 지난해 당국 간 정례 접촉에서 새 항로에 대해 언급만 했을 뿐 대만의 동의를 얻지 못한 채 최근 대만 측에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중국-대만, 대만해협 통과 새 항로 개설 문제 갈등
입력 2015-01-15 1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