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풍자’ 후폭풍 거센 샤를리 엡도… 창간멤버까지 “도 지나치다”

입력 2015-01-15 20:17
AFPBBNews=News1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엡도’가 직원 10명과 경찰 2명이 숨지는 테러 사건 이후 또 다시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풍자해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이 잡지 창간 멤버까지 그동안 잡지사 측의 풍자가 도를 지나쳤다고 비판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와 가디언에 따르면 이 잡지 창간에 참여한 기자 앙리 루셀(80)은 다른 유력 주간지인 루누벨옵세르바퇴르에 기고한 글에서 “(테러로 숨진) 편집장 스테판 샤르보니에의 과도한 도발이 직원들을 죽음으로 몰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샤르보니에가 2011년에 ‘아랍의 봄’과 관련해 무함마드를 풍자한 만평을 1면에 싣는 도발을 강행하는 바람에 잡지사에 방화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도발을 하지 말아야 했었는데 그는 오히려 1년 뒤에 무함마드의 누드 만평을 다시 게재했다”고 꼬집었다. 루셀은 “샤르보니에는 뛰어났지만 남의 말을 듣지 않는 꽉 막힌 멍청이기도 했다”면서 “동료들을 숨지게 한 당신이 정말 원망스럽다”고 덧붙였다.

루셀은 수년 전에도 샤를리 엡도의 몇몇 편집장들이 유대 민족주의인 시오니즘 성향에 기울고, 이슬람교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방향으로 잡지를 이끌고 있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

이에 잡지사 측의 변호인은 르누벨옵세르바퇴르 소유주에게 편지를 보내 “아직 샤르보니에의 장례식도 끝나지 않았는데 악의에 찬 글을 싣다니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루누벨옵세르바퇴르 측은 “우리도 내부논쟁 끝에 루벨의 기고를 싣게 됐다”며 “그런 글을 싣는 게 또 다른 표현의 자유라는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샤를리 엡보의 새 만평이 나온 이후 이슬람권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특히 유럽의 유명한 이슬람 성직자 안젬 초더리는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14일 공개된 새 만평도 ‘전쟁행위’나 다름없다”며 “샤리아(이슬람 율법) 법정에 회부된다면 사형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설사 악의 없는 장난이라고 해도 알라와 그의 사도를 희롱의 대상으로 삼아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