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불편 해소 새 배액주머니 개발 서울아산병원 간호사들 화제

입력 2015-01-15 10:59
서울아산병원 김이영(우), 조정원(좌) 간호사가 위 수술 후 위액과 가스 제거가 필요한 환자에게 새 배액주머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 환자들을 간호하다 얻은 아이디어를 산업화한 간호사들이 있어 화제다.

서울아산병원은 간호부 김이영, 조정원 간호사가 복부 수술 후나 위장장애 환자들의 위액이나 가스를 제거하는데 필요한 배액주머니를 개발해 지난해 10월 특허출원을 마쳤고 최근 국내 한 제약회사에 기술 이전을 통해 산업화하게 됐다고 15일 밝혔다.

각종 수술이나 치료 후 또는 질병으로 인해 몸 안에 고이는 액체는 혈액순환을 떨어뜨리고 체내에 압력을 증가시켜 회복 속도를 더디게 하거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신속히 몸 밖으로 배출시켜야 하는데 배액주머니는 배액관을 통해 몸 밖으로 나온 배액물을 모으는 역할을 한다.

복부 수술이나 위장장애 환자들에게 코를 통해 식도를 거쳐 위 속으로 넣는 관(콧줄)을 넣고 이 관에 배액주머니를 연결하면 위 속의 가스나 소화액(위액)이 배출된다. 그동안 의료 현장에서 사용해오던 배액용기는 배액물이 새거나 위 속 배설물과 가스가 악취를 발생시켜 환자들의 불편을 가중시키는 것이 문제였다.

김이영, 조정원 간호사팀은 환자들의 이런 불편을 해결해줄 목적으로 지난 해 5월부터 본격적인 새 배액주머니 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 환자들의 이동 시 불편함과 기능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위생까지 고려해 개선할 부분들을 취합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새 배액주머니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김·조 간호사팀은 특히 배액주머니에서 배액물 저장부를 분리하는 방식을 택했다. 배액물의 역류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또 내부에 에어펌프와 탄성체를 추가해 배액이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했다. 특수 제작된 연결부위를 통해 위세척 기능과 배액물을 채취해 검사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한 것도 특징이다. 아울러 위 속 배액물과 가스 등으로 발생하는 악취를 폐쇄형 주머니에 담도록 설계해 환자들의 불편을 줄였다.

김·조 간호사팀은 이 주머니 제작에 필요한 원천기술을 한국벡스팜제약㈜에 이전, 의료용 저압 흡인기 제품으로 산업화할 계획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