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리 엡도 300만부 완판, 200만부 추가 인쇄

입력 2015-01-14 20:19
프랑스 파리 테러 비극의 당사자인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엡도’ 최신호가 14일 오전(현지시간) 출간되자마자 300만부가 매진 돼 200만부 추가 인쇄에 돌입했다. 세계 각국 언론은 예언자 무함마드와 이슬람을 풍자하는 샤를리 엡도의 새로운 만평들을 게재하는 문제를 두고 입장이 크게 엇갈렸다.

무함마드가 “나는 샤를리다”라는 문구를 들고 눈물의 참회를 하는 만평 등이 공개되자 르몽드와 리베라시옹 등 프랑스 언론들은 일제히 새 만평을 소개했다. 반면 미국을 포함한 해외 언론들은 만평을 그대로 직접 게재하지 않은 곳이 많았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 “새로운 샤를리 엡도 표지가 미국 언론에 질문을 던졌다”면서 자사를 비롯해 주요 언론들이 이를 게재하지 않은 결정을 내린 데 대해 “테러 위협에 굴복해 언론의 자유 옹호를 망각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자사 딘 베케이 편집국장의 언급을 소개하며 “무슬림 독자들의 민감성에 대한 고려와 함께 만평이 지나친 공격성, 불필요한 모욕을 담고 있어 게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AFP통신이 입수한 또 다른 만평은 ‘성전(지하드)으로 죽은 무슬림은 천국에서 처녀 70명을 상으로 받는다’는 무장대원들의 믿음에 대해 천국에 도착한 테러범들이 “70명의 처녀는 어디 있습니까”라고 묻자 “샤를리 엡도 팀(희생자들)과 함께 있다, 바보야”라는 답변으로 조롱하기도 했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테러·극단주의 감시단체 ‘시테(SITE)’는 샤를리 엡도에 대한 추가 테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NYT와 CNN을 필두로 AP통신, NPR 등 미국 주류 언론은 이 같은 이유로 만평 또는 사진을 싣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워싱턴포스트 정도가 예외적으로 만평을 게재했다.

반면 허핑턴포스트 등 온라인 매체들은 지난주부터 샤를리 엡도의 과월호 만평에서 최신호 내용까지 비교적 자유롭게 게재하고 있다. 영국의 더타임스 가디언 BBC 텔레그래프 등은 직접 소개하는 대신 홈페이지 링크만 연결하는 등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