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에서 지난달 발생했던 인질극 당시 현장에서 인질로 억류됐던 이들에게 무공훈장을 수여하는 문제를 놓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SMH)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토니 애벗 총리는 피터 코스그로브 총독에게 서한을 보내 당시 인질 구출 과정에서 사망한 카페 매니저와 여성 변호사에게 무공훈장을 수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서한에는 다른 인질들과 구출작전에 참여했던 경찰에 대해서도 ‘적절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다른 인질에게 훈장을 수여하는 것에 대해 반대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호주 기독민주당 대표 겸 목사인 프레드 나일은 “인질 구출작전 과정에서 사망한 카페 매니저와 여성 변호사는 무공훈장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먼저 탈출한 남성 인질들은 자격이 없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중간에 탈출한 남성 인질들은 여성 인질들을 뒤에 남겨두고 달아났으며 남아있는 다른 인질들을 위험에 빠뜨렸을 수 있었다”며 “그들에게 무공훈장을 준다면 이는 훈장의 격을 떨어뜨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코스그로브 총독은 애벗 총리의 의견 등을 검토한 뒤 조만간 인질과 경찰들에게 훈장을 수여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시드니 카페 인질들에 무공훈장 수여 추진 논란… “탈출한 남성들에 주는 건 격 떨어지는 일” 지적도
입력 2015-01-14 2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