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인질극] 인질범, 부인과 통화 안되자 홧김에 막내딸 살해

입력 2015-01-14 17:26
사진=YTN 방송 화면 캡처

경기도 안산 인질극 당시 부인 A씨가 경찰에 신고전화를 하는 사이 막내딸 박모(17)양이 살해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편 김모(47)씨는 A씨가 전화를 받지 않자 홧김에 박양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김씨가 경찰이 투입되기 전에 박양을 흉기로 찌른 뒤 다시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13일 오전 9시17분쯤 큰딸 휴대전화로 A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A씨는 받지 않았지만 3분 뒤 큰 딸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와 1분 24초간 통화했다. 김씨는 이때 인질극 사실을 알렸다. 9시29분에 큰 딸 휴대전화를 이용해 김씨가 다시 A씨에게 전화를 걸어 2분1초간, 이어 9시32분 A씨가 김씨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32초간 통화를 했다. 세 차례 통화에서 격렬한 말다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9시38분 김씨가 자신의 휴대전화로 다시 A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A씨가 김씨의 전화번호를 수신거부 번호로 등록해뒀기 때문이다. 경찰은 부인의 휴대전화에서 당시 김씨의 전화가 왔음을 알려주는 ‘매너콜’ 문자 메시지를 확인했다.

A씨는 이 때 112에 신고전화를 하고 있었다. 경찰은 A씨가 갑자기 전화를 안받는 것에 격분한 김씨가 박양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살아남은 큰 딸이 “엄마에게 통화를 시도했으나 안 받자 극도로 흥분해 곧바로 동생을 죽였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박양이 살해당한 시점을 오전 9시40분쯤으로 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씨의 전 남편 박모(49)씨 사인을 자창에 의한 실혈사, 박양의 사인을 비구폐색에 의한 질식사라고 밝혔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