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정의 엇갈린 행보

입력 2015-01-14 17:05
한 때 정치개혁 트로이카로 불린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의 행보가 또 다시 엇갈리고 있다. 이들이 보여준 성공과 실패, 탈당 및 신당 창당의 엇갈린 행보에는 제1야당의 혼란이 그대로 묻어난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14년 전인 2001년 이른바 정풍운동을 주도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세 사람은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해 당의장과 원내대표 등을 지냈다. 그러나 이후에는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연초에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뒤 재야·시민단체가 주도하는 ‘국민모임’의 신당 창당 작업에 뛰어들었다. 정 전 의원은 4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낸 뒤 내년에 치러지는 20대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구성 등 제3당 안착을 노리고 있다.

천 전 의원은 신당에 동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14일 YTN라디오에서 “2·8전당대회라는 중요한 국면을 지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대 이후 거취 표명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신기남 의원은 당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아 전대를 준비하고 있다. 신당을 염두에 두는 두 사람의 행보가 못마땅하다.

신당 깃발을 든 정 전 의원, 합류를 고심하는 천 전 의원, 당을 지키고 있는 신 의원을 바라보는 당내 반응은 한 마디로 “안타깝다”로 요약된다. 정 전 의원과 천 전 의원은 자신들이 주장한 정치개혁과 실험에 실패했고, 신 의원은 과거 호남당 탈피와 전국 정당화를 외쳤지만 어느새 새정치연합은 ‘도로 민주당’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세 사람의 행보에는 우리의 혼란과 혼동, 지난 10여년의 개혁 실패가 그대로 담겨 있다”며 아쉬워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