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석유화학 일부 사업 희성그룹에 매각… 핵심 사업으로 재편키로

입력 2015-01-14 20:59
지난 연말 삼성그룹의 방산 및 화학 부문 4개사를 인수하는 빅딜을 발표했던 한화그룹이 이번엔 화학 사업 일부를 희성그룹에 매각했다.

한화그룹과 희성그룹은 한화의 석유화학 계열사인 한화폴리드리머 내 일부 사업부를 희성전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매각대상은 한화폴리드리머의 필름시트 사업부와 코팅막재 사업부다. 컴파운드 사업부는 매각대상에서 제외됐다. 매각대금은 기업가치 기준으로 400억원대로 예상되며, 매각 대상 사업부 직원에 대한 고용도 보장하기로 했다.

한화폴리드리머는 2003년 포장재 전문기업으로 출범해 한화첨단소재가 주식 99.98%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는 매각대상 사업부를 물적분할 해 신설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희성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희성전자가 해당 신설법인의 주식 100%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인수하게 된다.

매각되는 코팅막재 사업부는 트럭 커버, 광고재 등을 생산해 국내 코팅막재 시장의 2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필름시트 사업부는 식품·세제 리필용품 등의 포장재를 제조한다. 한화케미컬과의 시너지 등을 고려해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컴파운드 사업부는 플라스틱의 가공·성형을 쉽게 하는 혼합 첨가제와 특수 기능을 가진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데 쓰는 화학원료를 생산한다. 한화폴리드리머의 매출액 중 약 40%를 차지한다. 한화그룹은 남은 컴파운드 사업부를 그룹 내 유관사업들과 통합할 방침이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석유화학, 태양광, 첨단소재 등의 핵심 사업 위주로 사업구조를 재편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 한화첨단소재(구 한화L&C)의 건자재 사업부문을 모건스탠리PE에, 한화드림파마를 다국적 제약회사 알보젠에 각각 매각했다.

희성그룹은 범 LG가(家)의 방계로 꼽히는 업체로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회장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매출액 7조원, 자산 4조원에 8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중견 그룹이다. 전자 및 화학 분야의 부품 및 소재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희성그룹은 기존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기대해 이번 인수를 결정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