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올 글로벌 성장률 3.0%- 개도국 4.8%” 전망치 대폭 하향

입력 2015-01-14 16:25

세계은행은 올해 글로벌 실질 경제성장률을 기존 예상치보다 대폭 낮춘 3.0%로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13일(현지시간) ‘2015년 글로벌 경제 전망’ 보고서를 내고 금융위기와 씨름하는 선진국, 성장 동력이 떨어지는 신흥경제국 사이에 저유가·인플레이션이라는 간극이 발생해 글로벌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질 것으로 관측했다.

보고서는 2014년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전년 대비 0.1% 증가한 2.6%에 그쳤다면서 당초 3.4%로 예상했던 올해 성장률을 크게 하향조정했다. 개발도상국의 올해 성장율 역시 지난해 6월 추정치에 비해 0.6% 포인트 하락한 4.8%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글로벌 경제가 미국의 경기 회복이라는 ‘단발 엔진’에 너무 의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은 저유가와 노동시장의 복구, 통화 정책의 복합적인 영향으로 지난해(2.4%) 보다 큰 폭 상승한 3.2% 성장으로 세계 경제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됐다. 선진국 경제성장률이 2.2%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로존(0.8→1.1%)과 영국(2.6→2.9%) 일본(0.2→1.2%) 역시 완만한 회복세로 이를 뒷받침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기록적 저유가 행진과 서방 제재의 직격탄을 맞은 러시아는 1.5%에서 -2.9%로 추락이 예상됐다. 중국의 고(高)성장 역시 주춤해 2013년 7.7%에서 지난해 7.4%, 올해 7.1%, 내년 7.0%, 2017년 6.9%로 지속적인 하향세가 전망됐다. 저유가에 힘입어 반등이 기대되는 우리나라와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경제권의 회복에도 불구하고 글로벌·개도국 성장률이 크게 하향 조정된 이유다.

보고서는 “올해는 무역량의 지속적인 감소와 선진국 금리인상으로 인한 시장 불안, 산유국 수지 악화 등의 위험 요소가 산재해 있다”며 “각국이 저유가 호재 위에서 체질 개선과 구조 개혁에 시급하게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