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4월 방미 때 진주만 방문 가능성… 우익 이미지 씻기?

입력 2015-01-14 15:59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태평양전쟁의 시발점인 미국 하와이주 진주만 방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는 중국과는 해상·공중 연락 메커니즘을 구축해 군사적 충돌을 막기로 했다. 우경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주변국의 우려를 불식하려는 외교적 제스처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오는 4~5월 중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올해가 태평양전쟁 종전 70주년임을 감안해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전쟁 시발지인 진주만을 찾아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신문은 아베 총리가 진주만에서 전쟁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면서 국제안보 사안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과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골자로 내건 이른바 ‘적극적 평화주의’를 홍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를 통해 역사 문제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비판을 잠재우겠다는 포석이라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태평양전쟁 종결 과정에서 일본이 연합국과 체결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과 미·일 안보조약의 무대인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동중국해에서의 군사적 충돌을 예방하고자 중국 정부와 해상·공중 연락 메커니즘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두 나라는 12일 도쿄의 한 자위대 시설에서 방위당국 과장급 협의를 개최했다. 중국 측에서 국방부 당국자, 일본 측에서 방위성과 해상 자위대 당국자가 각각 참석했다.

구체적 협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양측은 상호소통을 위한 ‘핫라인’을 어느 계급 간부 간에 연결할 것인지와 통신방법, 사용 주파수 등을 협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핫라인은 올 여름부터 실제 운용에 들어갈 방침이지만 구체적인 실효성 확보가 과제”라고 지적했다. 양국간 연락 메커니즘 논의가 이뤄진 건 2012년 6월 이후 2년7개월 만이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