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좌우에 치우치지 말고 북한 포용해야“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뉴욕포럼 지상중계

입력 2015-01-14 15:59 수정 2015-01-14 16:12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뉴욕포럼에서 발제자들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뉴욕포럼’에서 발제를 맡은 신학자 및 교계 인사들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분단상황을 극복하려면 해외교회들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해외교회에는 국내보다 수월한 대북지원뿐 아니라 남북 당국과 미국 등 주변국들의 정책에도 영향을 미쳐 남북 화해와 평화를 촉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해외 및 국내 교회들이 좌우 이념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북한을 포용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구춘서 한일장신대 교수=일부 한국 기독교인들은 극단적이고 전투적인 반공사상을 갖고 있다. 이는 사회 분열을 일으키고 있지만 역사적 맥락 등을 고려하면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반공을 기치로 내세운 박정희 정권 하에서 사업을 해야 하는 장로들은 반공사상을 가져야 유리했고 북한 공산주의자들의 박해를 피해 월남한 기독교인들도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한국 기독교 지도자들은 기독교의 이웃사랑을 반공사상으로 대체시키는 일을 자연스럽게 진행해 왔다.

해외동포 기독인들은 반공의식이 매우 강한 한반도에서 벗어나 있다. 따라서 남북화해의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여러 활동들이 가능하다. 재외동포 가운데 이주국의 국적을 취득한 경우 북한 방문이나 인도적 지원이 훨씬 용이하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 재외동포 교회가 앞장서서 남북화해 분위기를 만드는 일을 매우 중요한 목회 및 선교활동으로 삼아야 한다.

또 재외동포 교회가 그 나라 대외정책 수립에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이스라엘은 아랍국가에 둘러싸여 있지만 해외 유대인들을 통해 미국의 중동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에서부터 남북긴장 완화의 훈풍이 불어오고 해외 동포들의 활동에 의해 남북한 당국과 미·일·중·러 등 한반도 4대 강국들의 적대정책이 바뀐다면 평화통일이 올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재외동포 사회를 네트워킹하고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는 것이 주요 목회활동의 하나가 돼야 한다. 세계한인교회총연합회는 우선적으로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

◇이규영 서강대 교수=독일통일에서 기독교의 역할은 독일과 한국의 기독교적 전통의 차이, 동독과 북한의 사회주의체제의 차이 등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통일과 관련해 많은 시사점을 제시한다. 독일교회는 ‘특별한 공동체’적 관계를 유지하려 했으며 동독교회에 대한 지원은 결코 일방성·과시성·일회성이 아니었다. 그리스도의 사랑에 근거한 섬김(디아코니아)과 인내와 희생으로부터 나오는 도움이었다.

먼저 민족의 통일과 북한 선교에 대한 국내외 한인교회의 공감대 형성이 시급하다. 성경말씀에 근거한 민족의 화해와 남북통일에 대한 인식을 담은 통일신학을 확고히 마련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통일을 넘어서서 내적 통합을 교회가 선도해야 한다는 점이다. 교회가 남북 양측 주민들의 연대의식, 정의, 공동 복지를 실천토록 해야 하며 이들이 동일한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사람임을 강조하는 평화와 인권 교육에 주력해야 한다. 일방적 입장에서 남북간 통합이 진행되면 북한 주민들을 ‘항상 받는 자’로 만들어 상대방이 의존만 하게 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교회는 남북통일과 관련해서도 본질적 사명인 ‘타자와 함께 하는 교회’를 꾸준히 지향해야 한다.

한반도 통일문제는 또 세계한인교회들이 내적으로 단합을 도모하고 발전을 모색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세계한인교회는 남북한 평화체제의 확립, 군축 등과 같은 정치·군사적 측면에서의 선언적 활동보다 사회·경제적 차원에서 남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을 제고하고 나아가 지속가능한 자연환경의 보존방안 등에 대해 기독교의 국제적 네트워크와 협조를 모색하는 새로운 영역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런 방향으로 나아갈 경우 인도적 지원뿐 아니라 진정한 복음 차원에서 제반 국제기구 및 국제분야에서 활동을 한층 더 효과적으로 전개할 수 있다.

◇허문영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복음적 평화통일을 위해 한국교회는 자유민주주의가 통일 과정에서 우리가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임을 분명히 하되 ‘좌나 우로 치우지지 않는’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인식을 갖도록 자세를 정립해야 한다.

미래지향적 시각도 중요하다. 미국과 중국의 한반도 패권전쟁을 두려워하고 방관할 것이 아니라 통일한국을 이뤄 미국 중국과 함께 세계 평화와 복음화를 위해 일해야 한다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통일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4위인 독일의 인구(8000만명)와 비슷하게 된다. 통일비용만 우려하고 분단을 지속하려 할 때가 아니며 우리 민족에게 주어진 역사적 소명을 생각해야 한다.

이러한 인식 제고와 함께 한국교회는 복음적 통일을 위한 실천과제로 남북한의 체제를 초월하는 민족교회로서 화해자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십자가 절대사랑의 능력을 키워야 한다. 도발을 자행하는 북한을 포용하기가 쉽지 않지만 박애와 사랑의 가치 안에서 남과 북이 만날 수 있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만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또 북한의 인권문제와 인도적 문제 해결을 병행 추진해 북한 주민의 마음을 얻는 데 한국교회의 역할이 있다.

한국교회는 미국의 재복음화와 중국의 복음화, 쓰나미 이후 좌절하고 있는 일본 및 러시아 선교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이는 한반도 평화통일 환경 조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동방의 예루살렘 평양의 공산화와 민족 분단 70주년을 맞아 오는 8월 15일 평양에서 남북을 포함한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이 참여하는 ‘세계선교 및 복음통일 대성회’를 개최할 수 있는 기도운동을 전개하자.

글·사진=뉴욕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