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퍼포먼스 단체인 ‘임프루브 에브리웨어(Improve Everywhere)’는 12일(한국시간) 유투브에 ‘바지 안 입고 지하철 타기(No Pants Subway Ride)’ 행사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동영상은 각국의 38만7314명이 보며 세계로 퍼졌습니다.
동영상을 보면 바지를 벗은 사람들이 지하철 내를 아무렇지도 않게 활보하고 있습니다. 아기의 바지를 벗기는 엄마, 팬티만 입은 채로 태연히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사람들…. 이 모습을 호기심 반 당황 반인 눈빛으로 지켜보는 시민들의 모습도 재밌습니다.
행사는 2002년 미국 뉴욕에서 7명이 공공장소에서 웃음을 줄 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매년 1월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행사는 현재 전 세계 60여개 도시에서 수천명이 참석하는 지구촌 행사로 확대됐습니다. 참가자들은 지하철에 타서 바지를 내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면 됩니다. 딱딱한 일상에서 해방감을 맛보자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일본 등 아시아권 국가에서 이 행사를 보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속옷만 입은 채 공공장소를 활보하는 것은 선정적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인데요. 2010년 1월 일본에서는 ‘바지를 입지 않고 야마노테선(도쿄 시내를 지나는 지하철 노선)을 타자. 10일 오후 1시에 오오츠카역에 집합’이라는 인터넷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 글에 화들짝 놀란 일본 당국은 경찰 60여명을 도쿄 시내 전철에 배치했습니다. 혼란이 생길 것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일본 시민은 한명도 나오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바지 안 입고 지하철타기 행사가 열릴 수 있을까요? 쉽사리 이 행사를 진행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형법에는 공공연하게 음란한 행위를 하는 것을 공연음란죄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 죄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따릅니다. 주최 측은 참가자들에게 민망하거나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속옷은 입지 말자는 요구사항을 제시했지만, 선정성을 판단하는 것은 경찰과 법원의 몫이겠죠.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