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문건 파동’의 배후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지목된 것과 관련, 이 얘기를 처음 하고 들은 당사자들이 서로 다른 주장을 내놓고 있다.
말을 처음 했다고 지목된 음종환 청와대 행정관은 지난해 12월 18일 저녁 술자리에서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과 손수조 부산 사상국 당협위원장 등을 만났다. 모임은 음 행정관과 이동빈 청와대 제2부속실 비서관, 그리고 음 행정관의 지인 등 3명으로 시작됐다. 이어 신용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과 청년위원인 손수조 위원장이 합류했고, 밤 10~11시쯤 이 전 비대위원이 마지막으로 동석했다.
이 전 비대위원은 음 행정관으로부터 ‘김무성·유승민 배후설’을 들었다고 지난 6일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의 결혼식 뒤풀이 자리에서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김 대표와 유 의원을 비롯해 전·현직 새누리당 의원 12명이 있었다.
◇이준석=나를 (모임에) 불러냈다, 술을 마셨다, 음종환이 나한테 (방송에 출연해 문건 파동과 관련한 발언한 내용을 두고) 훈계조로 이것저것 얘기했다. 여기까진 음종환도 인정한 것 같다. 문제는 음종환이 ‘배후’라는 말을 했느냐 안했느냐다. (음종환이 이를 부인하는 데 대해) 황당한 게 뭐냐면, 나 혼자 거기서 술을 안 마신 상태였기 때문이다. 내가 (문건 파동에 대해) 신문에 나온 것 외에 아는 게 없다고 하니까 음종환이 “신문에 있는 게 다 맞는 정보라고 생각하느냐”고 핀잔을 줬다. 그래서 내가 “방송에서 신문에 있는 것 이상을 얘기하려면 고급 정보를 달라”고 했다. 그런 맥락에서 (음종환의 김무성·유승민 배후설이) 나온 거다. 거기서 나만 안 취했었다. 나머지는 3~4시간째 마신 상태였다. 나만 밤 11시에 지하철 타고 그 자리에 간 거다.
◇음종환=12월18일에 만난 건 맞다. 내 술자리에 이준석이 온 거다. 그날이 (문건 유출 혐의로) 박관천 전 행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날이다. 그래서 나는 “박관천 갖고 되냐. 박관천의 배후는 조응천(전 비서관)이다”라고 했다. 그러고서 (이준석에게) “조응천의 얘기를 사실로 전제해 방송에서 떠드는 게 섭섭하다”고 말했다. 또 “조응천은 (국회의원) 배지 달려고 혈안이 돼 있는 인물이다. 그래서 유승민을 만나고 다니고 김무성에게 들이대는 그런 사람이다”고 했을 뿐이다. 김무성·유승민이 배후라는 얘기는 전혀 안 했다. 김무성 수첩에는 ‘곧 발표될 것’이라고 적혀 있던데, 당시(12월18일)는 박관천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도 안 됐고, 조응천은 체포하지도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어떻게 검찰이 조응천의 배후인 김무성과 유승민의 이름까지 발표할 거라고 얘기할 수 있겠느냐.
◇손수조=12월18일 저녁 자리는 ‘번개' 형식으로 이뤄졌다. 그날 마침 청와대에서 대통령 주재로 청년위 회의가 있어 회의를 끝내고 청년위원끼리 저녁을 먹다가 음종환이 주변에 있다기에 인사하러 갔다. 음종환과는 가끔 만나던 사이였다. 그러다가 이준석을 불러서 편하게 자리가 만들어졌다. 칸막이가 있는 방은 아니었지만, 주위에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 나와 신용환은 그런 얘기(김무성·유승민 배후설)를 전혀 듣지 못했다. 만약 김무성·유승민의 이름이 나왔다면 당연히 알아들었을 것이다. 기억이 안 날 리 없다. 그래서 더욱 황당하다. 음종환과 이준석은 둘이서 그런 얘기를 나눴는지 모르겠지만, 내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靑문건 배후설… 음종환 얘기 다르고 이준석 얘기 다르고 손수조는 “몰라”
입력 2015-01-14 1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