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34)은 그라운드를 떠난 뒤부터 삶의 재미를 어디에서 찾고 있을까.
2015 호주아시안컵에 출전한 축구대표팀 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관람객 신분으로 동행한 박지성은 14일 캔버라 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근황을 밝혔다. 박지성은 2011 카타르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벗었다. 지난해에는 프로축구 선수 생활까지 청산하며 현역에서 완전히 떠났다.
박지성은 소속팀이었던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홍보대사다. 하지만 상시적으로 활동하는 게 아니어서 아내 김민지(30) 전 SBS 아나운서와 함께 여행을 다니며 한가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
박지성은 “선수 시절에는 부담이 많았지만 지금은 압박감 없이, 머리를 비우고 편안하게 살고 있다”며 “결혼하고 제2의 인생을 여유 있게 설계하면서 많은 곳으로 여행도 다닌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철저한 자기관리로 한 차례도 논란에 휘말리지 않았던 박지성은 최근 들어 작은 일탈로 삶의 재미를 찾고 있다. 박지성은 “최근 와인을 한두 잔씩 편안하게 마신다. 그런 면에서 삶의 재미가 있다”고 했다.
맨유 등 과거의 소속팀 동료들 가운데 일부는 음주로 인한 폭행 시비나 섹스 스캔들에 휘말렸다. 당시에도 박지성은 경기와 훈련에 집중하면서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 은퇴한 뒤 일정한 선을 넘지 않는 와인 한두 잔을 스스로에게 허락하면서 은퇴의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지성은 지난 10일과 13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연이어 열린 오만, 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 1~2차전을 모두 직접 관전했다. 캔버라 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난 박지성은 8강 진출권을 확보한 대표팀 선수들에게 지지를 보내 달라고 호소했다. 우리나라는 오만, 쿠웨이트 등 약체들을 상대한 조별리그 2차전까지 단 한 골씩만 넣는 골 결정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대표팀 감독이 쿠웨이트와의 2차전을 마친 전날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이제 우리는 우승 후보가 아니다”라고 선언할 만큼 대표팀의 침체는 심각하다.
이에 대해 박지성은 “대회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8강 진출의 긍정적인 부분을 많이 봐야 한다”며 “선수들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2연승을 거뒀다. 호주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최상의 전력을 쏟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의 부족한 부분은 대회를 마친 뒤 비판해도 늦지 않다”고 박지성은 덧붙였다.
박지성은 오는 17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호주와의 조별리그 3차전을 관전하지 않고 시드니를 여행한 뒤 귀국할 계획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호주아시안컵] ‘반백수’ 박지성, 요즘 무슨 재미로 살까?
입력 2015-01-14 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