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 도심 시위 주도 인사 체포 돌입

입력 2015-01-13 20:15
홍콩 경찰이 지난달 15일까지 79일간 벌어진 도심 점거 시위를 주도한 인사들을 체포하기 시작했다.

빈과일보(?果日報) 등 홍콩 현지 언론들은 경찰이 야당인 공민당 타냐찬(陳淑莊) 부주석을 소환 조사한 뒤 불법 시위를 부추긴 혐의로 체포했다가 석방했다고 13일 보도했다.

도심 시위대가 강제 해산된 이후 시위 주도자가 경찰에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이달 중 베니 타이 홍콩대 법대 교수 등 시민단체 ‘센트럴을 점령하라’(Occupy Central)의 공동 대표와 지미 라이 빈과일보 창간인, 조슈아 웡 학민사조(學民思潮) 위원장, 알렉스 차우 홍콩전상학생연회(香港專上學生聯會) 비서장 등 시위 주도자 수십명을 조사한 뒤 불법 시위 가담 등 혐의가 있으면 체포할 예정이다.

경찰의 이러한 움직임에도 홍콩 민주주의와 자치를 중시하는 범민주파는 대규모 민주화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범민주파 시민단체 민간인권진선(民間人權陣線)은 다음달 1일 코즈웨이베이 빅토리아 공원에서 센트럴 채터로드까지 거리 행진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5만여명 가량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범민주파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지난해 8월 의결한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안이 반(反)중국 성향 인사의 입후보를 차단할 수 있다”며 철회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한편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외국 정부 등 외세의 도심 점거 시위 개입을 입증하는 자료가 많이 공개됐다”면서 “외세는 도심 점거 시위가 끝난 이후로도 국내 정치에 지속적으로 간섭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