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아시안컵] 오만도 1골, 쿠웨이트도 1골… 이제 우승후보 아닌 한국 “8강 가면 뭐해?”

입력 2015-01-13 18:19 수정 2015-01-13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유튜브 채널 영상 화면촬영

또 한 골 차로 이겼다. 2연승을 질주했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았다. 이번에도 골 결정력이 문제였다. 2015 호주아시안컵 본선 진출 16개국 가운데 가장 먼저 8강 진출을 확정했지만 골 결정력 부족을 극복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가 남았다.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은 13일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쿠웨이트를 1대 0으로 제압했다. 2연승(승점 6·골 +2)이다. 본선 진출 16개국 가운데 가장 먼저 8강 진출권을 확보했다. 시드니 스타디움에서 이어진 같은 조 2차전에서 오만을 4대 0으로 격파한 호주도 2연승(승점 6·골 +7)으로 8강에 올랐다. 쿠웨이트(승점 0·골 -4)와 오만(승점 0·골 -5)은 탈락했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대표팀 감독의 ‘신데렐라’로 불리는 공격수 남태희(24·레퀴야)가 승부를 갈랐다. 오른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남태희는 전반 36분 같은 방향의 풀백 차두리(35·서울)의 크로스를 머리로 밀어 넣었다. 그러나 추가골은 없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처진 공격수 이명주(25·알 아인)를 조영철(26·카타르)로, 후반 30분에는 왼쪽 공격수 김민우(25·사간 도스)를 이정협(24·상주 상무)으로 각각 교체했다. 두 번의 교체를 공격진 변화에 활용했지만 쿠웨이트의 골문은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지난 1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오만과의 1차전과 마찬가지로 1대 0의 진땀 승을 거뒀다. 슛은 모두 11개. 공이 골문 안쪽으로 향한 유효 슛은 6개였다. 득점 성공률은 슛 대비 9%, 유효 슛 대비 16%로 저조하다. 부족한 골 결정력은 남은 일정을 험난하게 만들었다. 개최국으로 출전한 1960년 아시안컵으로부터 55년 만에 노리는 우승을 낙관할 수 없다. 오른쪽 공격수인 이청용(27·볼튼 원더러스)이 부상으로 조기 귀국하면서 악재까지 겹쳤다.

우리나라는 조 1위 호주에 골 득실차에서 5골이나 밀린 2위다.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하기 위해서는 오는 17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호주와의 3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조별리그를 2위로 통과할 경우 토너먼트 일정은 험난해질 수밖에 없다. 8강에서 B조 1위가 유력한 우즈베키스탄, 4강에서 D조 1위 및 8강전 승리 가능성이 높은 일본과 대결하는 대진표가 그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상 대진표상 결승전에서는 호주나 이란을 만날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2차전을 마치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강한 어조로 대표팀의 경기력을 지적했다. 그는 “오늘 경기를 계기로 우리는 더 이상 우승 후보가 아니다”라며 “호주와의 대결은 앞선 두 경기와 차원이 다르다. (쿠웨이트전에서) 선수들은 공을 100번 정도 빼앗겼다. 그런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