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한국, 약체 쿠웨이트에도 불안한 신승… 남태희 결승골 지켜 2연승

한국 축구가 약체 쿠웨이트에 고전한 끝에 신승을 거두고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2연승을 거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3일(한국시간) 호주 캔버라의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인 쿠웨이트와의 대회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남태희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 0으로 이겼다. 지난 10일 1차전에서 오만을 1대 0으로 꺾은 한국은 2연승(승점 6·골 득실 +2)을 질주했다. 한국은 17일 브리즈번에서 대회 개최국 호주와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슈틸리케 감독은 쿠웨이트전에서 선발진에 많은 변화를 줬다. 이근호를 최전방 원톱으로 내보냈으며 좌우 날개 공격수로는 김민우와 남태희를 출격시켰다. 섀도 스트라이커 임무는 이명주에게 맡겼다.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기성용과 박주호를 낙점했다. 좌우 측면 수비수로는 김진수와 차두리를, 센터백으로는 김영권과 장현수를 선택했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에게 안겼다.

주전 왼쪽 날개 손흥민과 미드필더 구자철, 넘버원 골키퍼로 급부상하는 김진현은 감기 증세를 보여 숙소에 남아 휴식을 취했다. 주전 오른쪽 날개 이청용은 오만과의 1차전에서 다리를 다쳐 그대로 대회를 마감하게 됐다.

개막전에서 호주에 1대 4로 역전패한 쿠웨이트는 “지면 끝장”이라며 총력전을 펼쳤다. 그러나 마음만 급했지 효과적인 움직임을 보여 주지 못했다. 한국은 이런 쿠웨이트를 맘대로 요리하지 못했다. 오히려 전반 24분 위험한 장면을 자초했다. 한국은 중원에서 백패스를 놓쳤고, 쿠웨이트 최전방 공격수 나세르에게 골키퍼와 일대 일 상황을 허용할 뻔했다.

가슴을 쓸어내린 한국은 전반 29분 득점 기회를 잡았다. 이근호가 하미드 골키퍼와 일대 일 찬스에서 칩슛을 시도한 것. 하지만 하미드가 위쪽으로 공을 쳐내 골은 무산됐다.

기다렸던 선제골은 전반 35분 남태희의 머리에서 나왔다. 오버래핑을 시도한 차두리가 쿠웨이트 오른쪽 진영을 돌파해 크로스를 올리자 골대 정면에서 남태희가 헤딩슈팅으로 연결해 그물을 흔들었다.

1-0으로 앞선 채 시작된 후반. 한국은 3분쯤 지난 뒤 아크서클 오른쪽에서 쿠웨이트 측면 공격수 알리에게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허용했다. 공은 왼쪽 골포스트를 강타한 뒤 튕겨 나갔다. 한국 수비라인의 압박이 순간적으로 풀리며 위기를 자초한 것이다. 2분 후에도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알리가 오른쪽 프리킥 상황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크로스는 수비수 파하드에게 떨어졌다. 하지만 파하드가 골문 앞에서 공을 놓쳐 슈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한국 수비진이 공중볼 다툼에서 볼을 놓치지 았다면 나오지 않았을 상황이었다.

벼랑 끝에 몰린 쿠웨이트의 공격은 갈수록 과감해졌다. 한국은 경기를 장악하지 못한 채 숨을 고르며 기회를 노렸다. 그러나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하고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