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강경 수술 중 요관이 막히지 않도록 방지하는 요관 스텐트를 쉽게 할 수 있는 신기술을 국내 의료진이 개발했다.
서울대병원은 비뇨기과 정창욱(사진) 교수팀이 돼지꼬리 모양으로 끝이 말린 기존의 요관 스텐트를 알파벳 J자 모양으로 개선, 요로결석 제거 수술 시 스텐트 삽입 시간과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키는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우리 몸의 노폐물은 콩팥을 통해 소변으로 만들어진다. 소변은 신우(소변을 모아주는 깔때기)에 모였다가 요관을 거쳐 방광에 모인다. 방광에 모인 소변은 일정량이 되면, 요도를 통해 우리 몸 밖으로 배출된다. 이렇게 소변이 나가는 길, 즉 요로에 돌이 생긴 것을 요로결석이라 한다.
돌이 생기는 위치에 따라 신장결석, 요관결석, 방광결석, 요도결석 등으로 나뉜다. 대개 소변을 통해 저절로 결석이 빠져나가게 기다리는 대기요법, 결석을 약으로 녹여 배출시키는 약물요법, 초음파 충격을 가해 결석을 잘게 부순 다음 소변과 함께 배출시키는 체외충격파쇄석술 등으로 치료하지만, 심한 경우 수술이 필요하다.
정 교수팀이 이번에 개발한 J자 모양 스텐트는 수술, 특히 복강경 수술에 필요한 의료기구다. 요관 스텐트는 복강경 수술 중 발생하는 혈전(핏덩어리)에 의해 요관이 막히지 않게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의 스텐트는 양 끝이 돼지 꼬리 모양으로 말려 있었다. 스텐트가 적정 위치에 자리를 잡으면 쉽게 고정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이 때문에 요관을 손상시키지 않고 삽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복강경이라는 제한된 시야와 움직임으로 양 끝이 말린 스텐트를 요관에 삽입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정 교수팀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스텐트의 끝을 ‘J’자 모양의 플라스틱 튜브(길이 25㎝, 외경 5㎜, 내경 3㎜)를 고안했다. 삽입 방식은 먼저 피부를 절개한 후 튜브를 요관에 넣는다. 이어 튜브 내부를 통해 끝이 말린 스텐트가 펴진 상태로 요관을 지나 적정 위치에 자리를 잡도록 유도한다. 튜브는 스텐트라는 ‘지하철’이 쉽게 지나갈 수 있도록 ‘터널’ 역할을 하는 장치다. 스텐트가 제 자리를 잡은 뒤 튜브를 빼낸다.
정 교수팀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동안 수술이 필요한 33명의 요로결석 환자에게 이 J자 모양 스텐트 시술을 적용, 종전 수십 분씩 걸리던 스텐트 삽입 시간을 평균 5분 이내로 대폭 줄이는데 성공했다. 게다가 수술 후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도 없었다.
정 교수는 “J-튜브 스텐트 삽입술은 기존 복강경 수술 뿐 아니라, 배꼽에 구멍 하나만 뚫고 하는 단일 절개창 복강경, 로봇 보조 복강경 수술 등에서도 요관 스텐트 삽입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효과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독창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아 비뇨기과 분야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엔도유롤로지’(Journal of Endourology) 최신호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서울대병원, 결석 수술시간 단축 효과 새 요관스텐트 삽입술 개발
입력 2015-01-13 1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