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하면 생활 좋아진다?’ 韓 20대 43%만 동의… ‘타인 못 믿는다’ 67.8%

입력 2015-01-13 17:02
사진=국민DB

열심히 일하면 생활이 더 나아진다는 데에 한국 20대 중 절반도 동의하지 않았다.

LG경제연구원은 1995년부터 2014년까지의 세계가치관조사협회의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한국 중국 일본 독일 미국 5개국의 20대 가치관을 7가지(자율 및 동조, 여가, 부, 신뢰, 글로벌 마인드. 양성평등, 과학 친화) 측면에서 분석·비교한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세계가치관조사협회는 1980년대 초부터 전 세계 사회 과학자들이 4~5년에 한 차례씩 80여개국을 대상으로 각기 다른 문화의 가치관을 조사하고 있다.

한국 20대는 2010~2014년 조사에서 ‘부(富)는 모든 사람에게 충분할 만큼 증대된다’는 질문에 22.1%만이 동조했다. 다른 4개국 모두 40%가 넘지 않았다. ‘열심히 일하면 생활이 나아진다’는 물음에는 43.0%만이 긍정적으로 답해 중국 (54.3%), 미국(46.3%)보다 낮았다.

타인에 대한 보편적인 신뢰도를 묻는 항목에는 32.2%만이 ‘믿을 수 있다’고 답했다. ‘다른 나라 사람을 얼마나 신뢰하십니까’라는 항목에는 31.3%가 긍정적으로 응답해 중국(9.7%), 일본(13.9%) 다음으로 낮았다.

응답자의 82.8%는 자신이 글로벌 마인드를 가진 것으로 답했다. 하지만 ‘외국인 노동자를 이웃으로 삼고 싶다’고 답한 응답자는 61.0%로 다른 국가들보다 낮았다. 양성평등에 관한 항목에는 38.9%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응답자의 59.6%는 스스로 과학 친화적이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고, 창조적인 생각을 하고 자기 방법대로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자율을 중시하는 항목에 74.4%가 ‘나와 비슷하다’고 답했다. 이는 중국(67.9%), 일본(45.9%)보다는 높고, 독일(79.1%), 미국(71.6%)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동조·순응을 측정하는 ‘다른 사람들이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을 피하고, 항상 올바로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질문에는 70.3%가 긍정으로 답해 다른 4개국보다 응답률이 높았다.

박정현 책임연구원은 “성장에 대한 기대가 주춤하는 현 시점에 ‘함께 잘 살 수 있다’ 혹은 ‘열심히 일하면 생활이 나아진다’라는 믿음과 기대가 높지 않다는 점은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조사결과가 발표되자 네티즌들은 “열심히 일하면 기업만 좋아지는 것 아니냐” “43%라니…너무 높다. 30대에 물어보면 더 낮을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