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빅 2’의 설전이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박지원 의원은 문재인 의원을 향해 “박근혜의 길을 가겠다고 했다”고 직격탄을 퍼붓자, 문 의원 측이 “무리한 주장”이라고 맞받아쳤다. 계파와 지역주의 등을 둘러싼 공방이 점입가경으로 치달으면서 전대 전체가 노골적인 상호비방전으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박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문 의원이) 박 대통령이 (비선실세 의혹에 대해) 어물쩍 넘어가려한 그 시각에, 우리 당의 모 후보는 ‘박근혜의 길’을 가겠다고 했다”고 공격했다.
전날 대전시당 간담회에서 “대선후보가 당 대표가 돼 (선거를) 진두지휘하면 효과가 다를 수밖에 없다. 지난 총선에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유세도 그 효과를 발휘했다”고 한 문 의원의 발언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의원은 이어 “(문 의원은) 네거티브 지역 구도를 타파하자면서 부산 합동연설회에서는 ‘영남 대표론’을 강조한다. (진짜 지역주의 타파를 외친) 노무현의 길은 버렸나”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앞서 그는 정동영 전 상임고문의 탈당 사태에 대해서도 “계파 싸움의 산물”이라 표현하며 문 의원 책임론을 펴기도 했다.
문 의원 측은 직접 대응을 삼가며 벌써부터 ‘수성(守城) 모드’에 돌입했다. 문 의원 캠프 관계자는 “대중적 지지를 얻는 사람이 총선을 이끌어야 취약지역 영남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게 (문 의원 발언의) 취지였는데 ‘박근혜의 길’이나 ‘영남대표론’이라 공격하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 의원 주장은) 설득력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문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재정혁신 토론회-소득주도 성장과 복지국가를 위하여’를 공동주최하며 정책행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재벌 총수들은 실형을 선고받는 일이 거의 없이 형량에서도 특혜를 받고 있다”며 “가석방 특혜를 또 받는다면 경제정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의원은 바로 옆 회의실에서 토론회를 연 안철수 의원과도 인사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다크호스’ 이인영 의원은 라디오방송에 나와 특유의 ‘세대교체론’을 폈다. 그는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갈등을 일신하고 지역할거 구도를 해소해야 한다. 내가 대표가 되면 친노 비노라서 설 자리가 없다는 얘기는 안 나오게 하겠다”고 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새정치연합 당권후보 빅2 설전 격화 양상
입력 2015-01-13 1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