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신년 기자회견...“국민들은 오히려 걱정이 더 커졌다”

입력 2015-01-13 16:26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국민들은 오히려 걱정이 더 커졌고, 절망이 더 깊어졌다”며 “시간은 길었지만 내용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개헌에 대해서는 “이때 하지 않으면 영원히 할 수 없다”고 했고, 당내 계파 갈등에 관해선 심각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최근 탈당한 정동영 전 상임고문에 대해선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대통령 기자회견 비판, 개헌 강조=문 위원장은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의 성공을 기원하고, 다시 한번 국가경영에 매진할 것을 기대했던 야당의 대표로서 실망스럽다, 미흡하다는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음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선실세 국정농단에 대해 여야, 진보와 보수 없이 한 목소리로 국정쇄신 단행만이 정답이라고 말했음에도 대통령은 인적쇄신은커녕 ‘사심이 없다’ ‘항명 파동이 아니다’라고 측근들을 두둔했다”며 “청와대 안에서 문제가 발생했는데, 그 안에 지휘 책임을 지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고, 사과의 말씀이 없었다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경제 진단에 대해서도 “다른 나라 이야기를 하는 줄 알았다”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지표들은 정부의 경제기조가 왜 180도로 대전환이 되어야 하는지를 역설하고 있다”며 정책 기조 전환을 요구했다.

문 위원장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개헌과 관련, “개헌에도 골든타임이 있다”며 “앞으로 12개월 이상 큰 선거가 없는, 이런 적기가 어딨나”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개헌 반대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서도 “대통령은 국회에 ‘감 놔라, 배 놔라’ 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정동영 작심 비판, 대선주자 촌평도=문 위원장은 지난 11일 정동영 전 상임고문이 새정치연합의 우경화를 이유로 탈당한 것에 대해 “당이 침몰하는 배라면 뛰어내릴 생각보다 ‘같이 가 혁신하자, 좌클릭으로 돌자’고 할 순 없었는지, 꼭 전당대회 시점에 했어야 하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문 위원장은 전당대회가 계파 대결로 치러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심각한 계파갈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 의원을 겨냥한 당권·대권 분리 주장에 대해 “쟁점으로서 가치가 없다”고 했고, ‘친노(친노무현) 대선 패배 책임론’에 대해서도 “그들은 정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자숙기간 2년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 논란에 대해선 “표를 의식해서 당명 개정을 꺼냈다면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문 위원장은 당내 대선주자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대해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유연성, 박원순 (서울)시장은 실용성, 문재인 의원은 휴머니스트, 정세균 의원은 안정성, 안철수 의원은 지성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인영 의원을 왜 뺐는지 모르지만 역동성이 강점이고, 추미애 의원은 기품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배석한 당 지도부를 둘러보며 “대권 주자 누구 있어 여기. 빨리(말하라)”라고 말한 뒤, 신기남 당 선관위원장을 보고 “신기남은 신기함”이라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박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것과 관련해 “어떤 분은 제가 박 대통령을 좋아하니 ‘호박(好朴)’이라고 하다가 ‘애호박(愛好朴)’이라고 하는 분까지 계셨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 대해선 “통 크고 현명한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