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항의→우리 잘못→술 준다’ 바비킴 사건 비꼰 풍자 인기

입력 2015-01-13 14:44
바비킴 사건에 대한 대한항공의 실수를 풍자한 대한항공 마카다미아 알고리즘. 네이버 블로그 캡처

바비킴의 기내 난동사건에 대한 대한항공 측의 잘못을 비꼰 마카다미아 알고리즘이 13일 인터넷에서 화제다.

네이버 블로그 등 인터넷 사이트들에는 이날 ‘대한항공 마카다미아 알고리즘’이란 제목의 그래픽이 올라왔다.

이 알고리즘은 우선 ‘기내에서 승객 항의가 발생’을 시작으로 ‘우리의 잘못인가’로 연결된다. 이 질문에 ‘예’라고 답하면 ‘승객에게 술을 준다’고 돼 있다.

반대로 ‘아니오’라는 응답을 선택하면 ‘항의가 지속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지고 여기에 ‘예’라고 답하면 ‘기내 난동’으로 연결된다.

또 ‘승객의 항의가 그쳤는가?’, ‘승객이 취했는가?’, ‘음주 기내 난동’, ‘문제해결’ 등으로 이어지는 알고리즘 연결에 네티즌들은 폭풍공감하고 있다.

고객항의가 있는데 자신들에게 문제가 없을 경우 ‘기내 난동’으로 귀결시키고, 반대로 자신들에게 문제가 있을 때는 고객에게 술을 주며 고객이 술 취한 상태에서 항의가 이어진다면 ‘음주 기내 난동’으로 귀착되는 모습이 바비킴 사건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바비킴은 원래 비즈니스석으로 예약을 했지만 대한항공 측은 실수로 바비킴을 이코노미석으로 발권을 했다.

바비킴의 영문 이름인 ‘ROBERT DO KYUN KIM’이 아니라 같은 날 이코노미석으로 비행기를 예약한 ‘ROBERT KIM’의 이름으로 티켓을 배정했다. 이를 확인한 항공사 측은 바비킴에게 새로운 티켓을 전달했지만 이 역시 이코노미석 티켓이었다.

바비킴은 소속사로 전화를 걸어 자신의 티켓을 비즈니스 석으로 예약했는지 다시 확인했지만 대한항공은 다시 바비킴의 이름이 아닌 ‘ROBERT KIM’으로 검색했기에 마일리지가 부족하다며 바비킴에게 최종적으로 이코노미석을 배정한 것.

대한항공 측의 실수로 비행기는 20분 정도 지연됐고 다른 승객들이 불편을 겪자 바비킴은 다시 티켓 변경을 요청한 후 이코노미석에 앉았다.

바비킴은 당연히 좌석을 바꿔줄 것이라고 기대했으나 자리 변경을 요청할 때마다 “미안하다”는 말만 돌아왔다.

바비킴 측근은 “탑승 4~5시간이 지난 후까지 자리를 변경해 주지 않았다”며 “이 사이 한 승객을 이코노미 석에서 비즈니스 석으로 옮겨주는 것을 바비킴도 봤고 기분이 더 상한데다 대한항공 측에서 준 와인을 계속 마셔 만취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취한 바비킴에게 계속 와인을 제공해 문제를 더 키웠다는 목격자 진술도 나온 상태다.

네티즌들은 “문제 발생에서부터 문제 해결에 이르는 과정이 참 웃기면서도 씁쓸하다. 대한항공 앞으로 어찌 되려나” “대한항공 문제점이 한두 개가 아니군요. 발권실수를 그냥 어물쩍 넘기려고.” 등의 반응을 보이며 개탄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명희 선임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