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30·레알 마드리드). 잘생긴데다 축구까지 잘한다. 몇몇 동료들로부터는 질시를 받았고, 일부 팬들로부터는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에 도전했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했다. 그의 탁월한 기량과 훌륭한 인품이 드러나자 동료들은 그를 존경했고, 팬들은 그를 사랑했다. 그가 국제축구연맹(FIFA)-발롱도르(Ballon d’Or) 2연패를 달성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호날두는 13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14년 시상식에서 최고 선수상에 해당하는 FIFA-발롱도르(Ballon d’Or)를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FIFA-발롱도르의 주인공이 됐다. 2008년 수상까지 더하면 통산 세 번째다. 호날두는 FIFA 가맹국의 감독, 주장, 기자로 이뤄진 선거인단 투표에서 37.66%의 지지를 얻어 리오넬 메시(15.76%·FC 바르셀로나)와 마누엘 노이어(15.72%·바이에른 뮌헨)를 제쳤다. 호날두는 어떻게 이 시대 최고의 슈퍼스타로 떠올랐을까? 그의 어록을 통해 비결을 살펴봤다.
◇“이기기 위해선 즐겨야만 하고, 즐기기 위해서 이길 것이다”=호날두는 지난해 소속팀과 포르투갈 국가대표팀을 오가며 61골을 터뜨렸다. 특히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17골을 기록, 1962-1963 시즌 호세 알타피니(전 AC 밀란)와 2011-2012 시즌 메시가 세운 종전 한 시즌 대회 최다 골(14골) 기록을 갈아 치웠다. 이번 시즌 호날두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16경기에 출전해 26골을 터뜨리며 득점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호날두는 시상식에서 “이런 상을 받는 것은 정말 특별하다”며 “어머니, 아버지, 나를 바라보는 아들을 위해 매일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호날두는 이기고 또 즐기기 위해 자기관리와 훈련에 철저하다. 술과 담배는 입에 대지 않는다. 축구사의 전설로 통하는 지네딘 지단은 레알 마드리드 코치 시절 호날두에 대해 “훈련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가장 늦게 떠난다. 팀 훈련이 끝나고 나면 개인훈련을 하기 위해 2시간 더 남아 있더라. 호날두의 한계는 알 수 없다. 그는 타고난 승부사다”고 혀를 내둘렀다.
◇“내가 만나 온 수많은 장애물을 극복했기에 나는 승리할 수 있었다”=호날두는 1985년 포르투갈의 작은 섬인 마데이라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그는 가난했다. 아버지 디니스가 알코올 중독에 시달려 어머니 돌로레스는 청소부로 일하며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그의 형은 마약 중독자였다. 호날두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축구선수의 꿈을 키워 나갔다.
호날두는 15세 때 의사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심장이 정상인보다 두 배 빠르게 뛰어 축구를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의 가족은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악착같이 돈을 벌었고, 일년 후 마침내 그는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청년이 된 호날두는 환호 못지않게 많은 야유와 비난 속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그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무자비한 욕설과 조롱에 시달렸지만 굴하지 않았다. 호날두는 삶의 장애물에 분노하고 불평하는 대신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인생의 아름다움을 알기에 나는 달린다”=호날두는 자선 활동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어려운 환경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을 돕는 데 관심이 많다. 그는 1919년 출범한 국제 아동 구호단체인 ‘세이브 더 칠드런’과 함께 전 세계 아이들이 굶주리지 않고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2012년엔 소말리아 어린이들을 위해 3000만 달러(약 324억원)를 기부하기도 했다. 공익을 위한 광고엔 출연료를 받지 않는다. 불치병 진단을 받은 아이의 치료비를 전액 지원한 적도 있다.
호날두는 “나 역시 한 아이의 아버지다. 전 세계의 모든 아이들이 내 아들과 똑같은 기회를 얻기 바란다”고 자선 활동의 이유를 밝혔다.
호날두의 아들 호날두 주니어가 태어난 과정은 호날두의 경력에 큰 흠집을 내수 있었던 사건이었다. 호날두는 2009년 미국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다 우연히 만난 미국 국적의 한 여인과 하룻밤을 보냈다. 이듬해 그 여인이 자신의 아이를 출산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호날두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직접 아이를 키우며 책임을 다하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논란을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돌파해 오히려 축하와 축복을 받았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호날두, FIFA-발롱도르 2연패… 그는 어떻게 슈퍼스타가 되었나
입력 2015-01-13 1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