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시장 서병수)의 업무보고가 확 달라졌다. 기존의 딱딱한 일방보고식의 관행을 파괴하고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연과 토론 등 정책콘서트로 개최됐다. 이 같은 형식은 부산시 사상 처음이다.
부산시는 12일 대회의실에서 올해 업무보고를 위한 ‘정책콘서트’를 열었다. 14일까지 진행되는 정책콘서트는 시 본청 18개 실·본부·국이 일반 시민과 교수, 전문가, 현장 활동가 등을 초청해 터놓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시민대표 이모(55·여)씨는 “처음으로 시정을 직접 들어보니 많은 이해가 됐다”며 “일자리 창출 등 진정으로 시민들이 바라고 요구한 일들이 올 한해 제대로 추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정책콘서트 주제는 크게 일자리(일자리산업실·경제통상국·문화관광국·해양수산국), 글로벌 도시, 도시 재생(도시계획실·창조도시국·교통국), 생활복지(사회복지국·건강체육국·여성가족관·기후환경국), 시정 혁신(시정혁신본부·시민소통관·감사관), 시민 안전(시민안전국·소방안전본부) 등 민선 6기 시정의 5개 핵심 방향으로 나뉜다. 이 밖에도 상수도사업본부 건설본부 낙동강관리본부 기획관리실도 각각 현안을 보고한다.
특히 정책콘서트가 매일 오후 1시30분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장시간 토론과 보고가 진행되는 점을 고려해 저녁 식사가 제공되며, 틈틈이 ‘찾아가는 예술단’ 교향악단이 현악 4중주 연주도 펼친다. 콘서트 전 과정은 인터넷 ‘바다TV’(www.badatv.com)로 생중계돼 시민 누구나 지켜볼 수 있다.
홍연호 시민소통관은 “그동안 각 실·본부·국이 시장에게 비공개로 업무 보고하던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 시민과 쌍방향으로 소통하기 위해 정책콘서트를 마련했다”며 “현장 중심의 시정을 펴겠다는 서 시장의 평소 지론이 반영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정책콘서트는 서 시장의 제안으로 전격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서 시장은 올 초 간부들에게 “올해 업무보고는 시민을 초청해 공개적으로 하는 게 어떠냐”고 의견을 물은 뒤 “시정을 낱낱이 알리고 시민들의 지혜를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정책콘서트를 열도록 했다. 당시 일부 간부들이 반대했으나 서 시장의 의지를 꺾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부산시 업무보고도 공연·토론이 있는 정책콘서트로… 관행 파괴나서
입력 2015-01-12 1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