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이영훈 대표회장)가 12일 서울 더팔래스호텔에서 신년하례예배를 드렸습니다.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밝았습니다.
한기총 대표회장을 지낸 증경 대표회장들의 신년축하 덕담도 이어졌는데요, 참석자들의 이목은 직전 대표회장을 지낸 홍재철 목사에게 쏠렸습니다. 홍 목사가 지난 8일 열렸던 한 원로목회자 행사에서 격려사를 하던 중 심한 야유를 들은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날 홍 목사는 ‘한기총 정관개정 승인’ 문제를 다룬 일부 교계 언론의 보도 내용과 관련해 자신과 무관하다고 항변하다가 발언 시간을 초과했습니다. 이에 참다못한 일부 원로 목회자들이 ‘한소리’를 한 것이었습니다.
홍 목사의 ‘항변’은 신년하례예배의 덕담을 전하는 자리에서도 이어졌습니다. 몇몇 발언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주된 요지는 이렇습니다.
“저는 한기총 대표회장을 다시는 안합니다. (내가 한기총 대표회장을 다시 노린다는) 내용이 왜 언론에 보도되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고 내가 만약에 다시 나온다면 내가 뭐하려고 (이영훈 목사에게) 대표회장을 넘겼겠습니까. 이런 모략중상은 제발 좀 안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공식적으로 이렇게 밝히는 겁니다.”
최근 일부 언론 등에서 흘러나오던 ‘대표회장 재출마설’에 대해 직접 “출마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은 것입니다. 이 발언에 앞서 홍 목사는 “올해는 미국에 있는 딸내미 집에서 1년 정도 쉴까 하는 생각도 했다”면서 최근 본인과 관련된 구설수 때문에 힘들었던 심경을 간접적으로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본인 주도로 설립한 교단의 총회장이기도 한 홍 목사가 1년 정도 한국을 떠나 있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홍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 재직시절부터 후임에게 자리를 넘겨준 이후 최근까지 많은 기사거리와 소문을 달고 다니는 ‘뉴스메이커’였습니다. 교계 안팎에서 그에 대한 호불호는 극명하게 갈리는 편입니다. 하지만 그가 이날 발언 말미에 건넨 덕담만큼은 모두가 박수를 보낼 것 같습니다.
“올해는 양의 해다. 양은 순진하고 정직하며 죽음마저 불사한다. 한기총과 한국 기독교도 이와 같았으면 좋겠다.(중략) 나는 올해를 ‘기독교의 해’로 정의하고 싶다. 한국기독교와 한기총이 업그레이드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그의 덕담이 꼭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미션쿡]홍재철 목사의 덕담
입력 2015-01-12 17:34 수정 2015-03-04 1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