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집권여당, 사가현 지사 선거 패배… 아베 농협 개혁에 ‘농심’ 뿔났나

입력 2015-01-12 18:40
일본 집권여당이 추천한 후보가 사가현 지사 선거에서 패배했다. 사가현 선거관리위원회는 11일 치러진 현 지사 선거에서 무소속 야마구치 요시노리 후보가 18만2975표를 얻어 자민·공명 연립여당이 추천한 히와타시 게이스케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고 12일 밝혔다.

야마구치 후보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규제 개혁에 반발하는 ‘사가현 농정협의회’의 추천을 받아 출마했다. 이 때문에 선거 결과를 놓고 아베 내각이 주도하는 개혁 구상에 대한 지역 사회의 반발이 표출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아베 정권은 전국농업협동조합 중앙회의 권한을 축소하고 농업에 경쟁 원리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선거에서 패배함에 따라 지난달 총선 압승의 여세를 몰아 농협 등의 구조 개혁을 추진하고 이번 달 소집될 정기국회와 4월 예정된 지방 선거에서 정국을 주도하려던 아베 정권의 구상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농협 개혁을 예정대로 단행할 방침이지만, 농협 측은 이번 선거 결과를 토대로 곳곳에서 아베 정권에 제동을 걸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베노믹스(아베 내각의 경제정책)’의 성과가 농촌 지역까지 전달되지 않는다는 비판 여론을 흡수할 경우 지방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아베 정권은 2013년 참의원 통상선거와 지난해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지방 선거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시가현 지사 선거에서 지원 후보가 낙선했으며, 같은 해 10월 후쿠시마현 지사 선거에서는 독자 후보를 내지 못했다. 11월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에서는 정부의 미군기지 이전 정책에 반대하는 오나가 다케시 후보에게 패배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