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국, ‘지적 갑질’ 논란 일자 아내 글 사과 [전문]

입력 2015-01-12 13:37 수정 2015-01-12 14:05

배우 송일국이 본인 매니저 채용 논란과 관련한 아내 정승연 판사 글에 대해 12일 사과했다.

송일국은 이날 소속사 한얼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배포한 자료에서 “며칠 전 아내의 페이스북 글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깊은 사죄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정 판사는 남편의 과거 매니저 채용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글의 말투를 지적하면서 경솔한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송일국은 “이 일의 모든 발단은 저로부터 시작됐기에 제가 사과드리는 것이 옳다고 생각돼 글을 쓴다”면서 “아내가 문제가 된 글을 보고 흥분한 상태에서 감정적으로 글을 쓰다 보니 이런 잘못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송일국은 이어 “아내의 적절하지 못한 표현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강조했다.

송일국은 “7년 전 매니저가 갑작스럽게 그만두는 바람에 (어머니 김을동 의원의) 인턴이 겸직도 가능하다고 하고 별도 급여를 지급하면 문제가 안 될 것이며 그 사람에게도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란 안이한 생각으로 일을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공직자 아들로서 좀 더 올바르게 생각하고 처신했어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못한 것에 사과드린다”면서 “아내도 자신이 공직자라고 생각하기 이전에 저의 아내로 글을 쓰다 보니 이런 실수를 한 것 같으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씨의 지인 임윤선 변호사는 지난 9일 “‘믿고픈 것’과 ‘사실’은 다르다. 까고파도 사실만 까길”이라며 정씨가 전날 올린 페이스북 글을 캡처해 올렸다.

이 글에서 정씨는 “정말 이따위로 자기들 좋을 대로만 편집해서 비난하는 것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며 “문제된 매니저는 처음부터 어머님(김을동)의 인턴이었다. 그것도 당시 어머님께서 문화관광부 의원이셔서 한류관련 조사를 하는 목적으로 와 있던 친구였다. 그런데 남편이 한창 드라마 촬영 중에 매니저가 갑자기 그만두게 되면서 누군가 사무실 업무를 봐 줄 사람이 급하게 필요했는데 그때 가장 한가한 어머님의 인턴이 바로 그였다”고 밝혔다.

이어 “공무원이면 겸직금지가 문제가 돼 국회에 문의를 해보니 이 친구는 정식 보좌관이 아니라 인턴에 불과해 공무원이 아니고 겸직금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그래서 정식 매니저를 채용할 때까지 전화받고 스케줄 정리하는 등의 임시 알바를 시키게 됐다. 그리고 그 알바비는 당연히 우리 남편이 전부 지급했다. 휴대폰으로 전화 받는 것이 주된 업무였으니 출퇴근은 대부분 종전대로 국회로 해서 자기 업무를 보았다”고 전했다.

정씨는 “새로 매니저 구할 때까지 급한 일만 시킬 목적이었으나 우리 남편과 데뷔 때부터 계속해 오던 매니저를 대신할 사람이 쉽게 구해질 리가 없었다. 그렇게 시간을 끄느니 그냥 이 인턴을 정식 매니저로 채용해서 제대로 일을 시키는 것이 낫겠다 싶어, 결국 한두 달만에 그에게 인턴을 그만두게 하고 우리 남편 매니저로 정식 고용계약을 맺었다”며 “이게 매니저를 보좌관으로 등록했다고 할 수 있는건가?”라고 덧붙였다.

지난 2009년 KBS ‘시사기획 쌈’은 김 의원이 아들 송씨의 매니저와 운전기사를 보좌진으로 등록해 국민이 낸 세금으로 월급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정씨의 SNS 글이 언론에 보도된 뒤 4대 보험을 ‘따위’라고 표현한데 대해 ‘지적 갑질’ ‘권위적 갑질’이라며 비판이 일었다.

12일 새벽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도 ‘4대 보험이 따위라는 송일국 부인의 SNS 갑질’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네티즌의 공감을 얻고 있다.

글쓴이는 “이번에 논란을 일으킨 최초의 글이 사실 확인이 부족했고 법적으로 여러 가지 오류를 지닌 것은 확실하다”며 “현직 판사인 송일국 부인이 지인들과 공유하는 SNS를 통해 법적 오류를 지적한 것은 정보와 법률 지식의 우위에서 나온 지적 갑질이며, 사실관계를 밝히는 해명으로서도 일방적 시각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권위적 갑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여당의 최고의원인 김을동 의원이 공적 업무를 위해 뽑은 인턴을 아들의 사적 업무를 위해 공유한다는 것은 양쪽에서 인건비를 지불했다고 해도 권력의 사유화로부터 자유롭지 못한다. 공적 업무를 위해 뽑은 인턴이면 그 일에만 써야지, 남편의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해 공사를 구별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정승연 판사의 인식 왜곡은 '알바생에 불과했으니 4대 보험 따위 물론 내주지 않았다'에서 엘리트 특유의 갑질로 귀결된다. 인턴을 알바생에 불과하다고 한 것, 비정규직은 물론 정규직에게도 너무나 절실한 4대 보험(자본주의 폐해를 줄이기 위한 인류 공통의 노력)을 '따위'라고 한 것은 인식 왜곡과 엘리트의 갑질이 동전의 양면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정 판사가 SNS 글에서 보인 논리적 비약대로 한다면 이 땅의 판사들은 4대 보험을 '따위'(사람이나 사물 등을 비하하거나 얕잡아 나타내는 말)'로 보는 모양이다. 공적 업무를 위해 뽑은 인턴이 사적 업무에 쓸 수 있는 알바생으로 정의하고 하위 99%의 삶을 지켜주는 4대 보험을 '따위'로 폄하하고 그것마저 '내주지 않았다'고 한 것은 판사로서도 자질이 부족함을 드러낸다"고 꼬집었다.

다음은 송일국 매니저 임금 논란 해명 공식입장 전문

며칠 전 아내의 페이스북 글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일의 모든 발단은 저로부터 시작됐기에 제가 사과드리는 것이 옳다고 생각되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아내가 문제가 된 글을 보고 흥분한 상태에서 감정적으로 글을 쓰다 보니 이런 잘못을 하게 됐습니다.

아내의 적절하지 못한 표현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7년 전 소속사도 없던 중 실무를 담당하던 매니저가 갑작스럽게 그만두는 바람에, 인턴이기에 겸직도 가능하다고 하고 별도 급여를 지급하면 문제가 안 될 것이며 그 사람에게도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란 안이한 생각으로 일을 처리하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공직자의 아들로서 좀 더 올바르게 생각하고 처신했어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못한 것에 사과드립니다.

아내 또한 본인이 공직자라고 생각하기 이전에 저의 아내로 글을 쓰다 보니 이런 실수를 한 것 같습니다. 아내 또한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로 심려 끼쳐 드리고 상처받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사랑하는 아내의 남편으로 부끄럽지 않는 사람이 되기 위해 더 노력하겠습니다.


이명희 선임기자 mh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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