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결산-국가별 키워드] 삼성·LG ‘개방·협업’, 소니·하이얼 ‘추격’, 폴라로이드·코닥 ‘재기’

입력 2015-01-11 19:45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5’가 9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올해 CES 키워드는 국내 기업들의 경우 ‘개방·협업’, 일본·중국 등 국외 기업들의 제품은 ‘추격’으로 요약됐다. 또 올해는 웨어러블 기기·드론·스마트 카 등이 인기를 끌면서 ‘탈(脫) 가전화’ 경향이 뚜렷했다.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의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CES 2015’에서 ‘협업’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일(현지시간) LG전자를 포함해 파나소닉·샤프·소니 등 글로벌 TV 제조사와 헐리우드 영화사, 콘텐츠 제공업체, 포스트 프로덕션 업체와 함께 ‘UHD 얼라이언스’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UHD얼라이언스는 시장에 보급되는 UHD 콘텐츠와 기기 중에서 프리미엄 화질을 만족하는 UHD콘텐츠와 TV를 선별한다는 계획이다. 파나소닉, 샤프, 소니 등 해외 글로벌 기업들도 포함돼 있지만 TV 점유율 1·2위 업체가 손을 잡고 ‘협업’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사물인터넷(IoT)과 관련해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개방’을 강조했다. 글로벌 선도 업체인 만큼 개방형 시스템 개발을 통해 IoT 생태계를 우선 구축한 뒤 본격적인 ‘게임’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 윤부근 대표는 지난 5일(현지시간) CES 개막 기조연설에서 “삼성전자의 IoT 기술과 제품은 개방성에 기반을 둘 것을 약속 한다”고 강조했다.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부문 조성진 사장 역시 “누구든지 우리가 갖고 있는 IoT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방형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업체들은 삼성전자·LG전자의 기술력을 따라잡기 위한 제품군을 선보이며 추격에 나섰다. 소니는 가장 얇은 부분의 두께가 약 4.9㎜인 ‘세상에서 가장 얇은 TV시리즈’를 대표 제품으로 내세웠다. 또 패널이 아닌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통해 화질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도 선보였다.

중국 하이얼은 OLED TV를 55인치 커브드 형태로 만들었고 TCL은 퀀텀닷 TV를 65인치 크기로 선보이는 등 국내 업체들의 턱 밑까지 추격했다. LG전자 조 사장은 중국 기술력에 대해 “브랜드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제품은 95% 따라왔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파산보호신청을 거듭하며 우여곡절을 겪은 미국의 코닥과 폴라로이드는 CES 행사장에서 스마트폰을 전시, 재기를 노려 눈길을 끌었다.

CES는 전통적으로 ‘TV쇼’나 ‘백색가전 쇼’로 불리며 가전제품들의 경연장으로 불렸지만 올해는 웨어러블 기기, 드론, 스마트 카 등이 주요 전시 품목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 특히 기조 연설자 5명 중 2명이 자동차업체 최고경영자였고, 현대차를 비롯해 BMW·메르세데스-벤츠·포드·GM·토요타·아우디 등 10여개 자동차 회사들이 부스를 마련해 ‘무인자동차’ 등 첨단 기술력을 뽐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