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제시장의 흥행에 힘입어 경남 남해군에 조성된 독일마을과 파독전시관이 인기 관광지로 떠올랐다.
1960~1970년대 파독 광부와 간호사의 애환이 재조명 받고 있는 것이다.
11일 경남 남해군 삼동면 독일마을 파독전시관 해설사인 류길자(70·여)씨는 국제시장 개봉 이후 관람객들로부터 ‘정말 고생했다’는 위로의 말을 많이 듣고 있다고 밝혔다.
파독 간호사 출신인 류씨는 관람객들이 독일로 간 간호사와 광부들이 힘들게 일하는 모습 등을 담은 전시관 내 영상물을 감상하고 나서 영화를 볼 때보다 더 실감난다는 말을 한다고 전했다.
영화 속에서 시신을 닦는 간호보조원들은 1970년 간호사가 부족하자 독일과 한국정부가 협정을 맺은 뒤 대거 독일로 간 사람들이라고 류씨는 설명했다.
그는 “그 시절 독일로 건너 간 우리 간호사와 광부 대다수가 이런 고단한 삶을 살았다”라며 눈물을 훔쳤다.
자신도 향수병에 걸려 눈물로 밤을 지새웠고 나중엔 음식을 넘기지 못해 죽음의 문턱까지 간 적도 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그는 칠순의 나이에 전시관 해설가로 일하고 영화 국제시장 덕분에 애환의 삶을 보상받는 느낌이라고 감사했다.
파독 광부 출신 이병종(70)씨는 “(국제시장이) 당시 한국의 어려운 시대상과 경제상황을 표현해 관람객들이 관심 있게 볼 수 있는 영화로 생각한다”면서도 “관람객들이 파독 간호사와 광부의 삶을 오락물로 취급하는 오류는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영화 속 간호사와 광부들의 만남에 대해 “당시 먹고 살기 어려워 독일로 간 사람들이 단순히 남녀 간의 만남을 위한 모임을 만들 수는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씨는 정부에서 28세로 나이를 제한해 파독 광부 상당수는 기혼자였고 15~20% 정도가 미혼자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혼자들은 지인의 소개로 한국 간호사와 결혼한 예도 있다”며 “자신의 아내도 한국 간호사”라고 소개했다.
영화 국제시장의 천만 관객 돌파가 예상되면서 파독전시관과 독일마을을 찾는 관람객의 발길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12월 17일 개봉 이후 주말마다 3000여명의 관람객이 파독전시관을 찾아 개봉 이전 주말 1300~1400명보다 배 이상 늘었다.
관람객이 중장년층에서 청소년층으로 확대됐고 연인과 친구, 가족 단위 관람객이 찾고 있어 당분간 증가추세는 지속할 것으로 남해군은 예상하고 있다.
한편 남해군은 2001년 조성한 독일마을을 전국에 알리기 위해 29억원을 투입해 ‘도이처플라처’ 광장 아래 150㎡ 공간에 파독전시관을 지어 지난해 6월 28일 문을 열었다.
남해=이영재 기자 jy3119@kmib.co.kr
경남 남해 파독전시관 ‘영화 국제시장’ 효과…덩달아 관람객 증가
입력 2015-01-11 1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