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격돌했던 밋 롬니(67) 전 매사추세츠 주시사가 2016년 대선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롬니 전 주지사는 9일(현지시간) 핵심 기부자 약 30명과 한 비공개 회동에서 세 번째 대권 도전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롬니가 “나는 대통령이 되려 한다. 아내 앤도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롬니는 그동안 세 번째 대선 출마설을 번번이 부인해 왔다.
이에 앞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61)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사실상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선거 자금 모금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롬니와 부시는 모두 주지사를 역임했고, 공화당 내 온건파로 중도우파 유권자 층에 호소력이 있다. 정치적 성향과 경력에서 유사점이 많다. 롬니는 부시 전 주지사의 아버지 조지 HW 부시 대통령과도 오랫동안 친분을 쌓아왔다.
WP는 롬니의 대선 출마 행보가 아직은 ‘예비적’이라며 확실하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롬니의 출마 시사는 상당수 공화당 지지자들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부시와 롬니의 주요 지지층이 공화당 내 주류로 통하는 온건파와 기업계 인사 등으로 겹치기 때문이다.
뉴햄프셔 주지사를 역임한 존 스누누는 WP에 “거물급 인사들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잇따라 나서는 것은 나를 힘들게 한다. 친구인 이들 중 한 사람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이 격돌하면 두 사람의 친분에도 불구하고 상호 비방전이 불가피해 볼썽사나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보수 성향 주간지 ‘위클리 스탠더드’의 빌 크리스톨은 “롬니-부시 대결은 부시-테드 크루즈·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 간 격돌보다 훨씬 지저분한 싸움이 될 것”이라며 “부시는 지난 대선 때 소수인종 유권자를 무시한 롬니를 비난하는 등 두 사람이 이념 보다는 상대방의 개인적인 약점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공화, 지지층 겹치는 롬니-부시 대통열 선거 대결?
입력 2015-01-11 2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