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식료품점에서 인질극을 벌인 아메디 쿨리발리(32)의 동거녀이자 파리 연쇄 테러 용의자 중 유일한 생존자인 하야트 부메디엔(26)의 행방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프랑스 수사당국이 추적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여전히 행적이 묘연한 가운데 이미 시리아로 넘어갔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10일(현지시간) 프랑스 경찰이 부메디엔의 행방과 관련해 샤를리 엡도 테러사건의 주범인 쿠아치 형제의 아내들을 집중 조사했다고 보도했다. 파리지앵 등 프랑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부메디엔이 셰리프 쿠아치의 부인 이자나 하미드와 지난해 500통 넘게 통화를 주고받으며 ‘지속적인 접촉’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
부메디엔은 지난 8일 늦은 밤 쿨리발리와 파리 시내 택시에서 내리는 것이 목격돼 같은 날 발생한 파리 몽루즈 여성 경찰관 살해사건 당시 함께 있었던 것으로 추정돼 왔다. 하지만 이튿날 발생한 인질극에서 부메디엔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익명의 경찰 소식통도 부메디엔이 사건발생시 터키에 있었을 가능성을 언급, 기존의 입장을 뒤집으면서 추적은 미궁에 빠졌다.
AFP 통신은 11일 터키 안보소식통을 인용해 부메디엔과 이름이 같고 비슷한 외모를 한 여성이 지난 2일 스페인 마드리드와 터키 이스탄불을 거쳐 도보로 시리아로 건너갔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행적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그는 샤를리 엡도 테러와 인질극 당시 파리에 없었던 셈이다.
부메디엔은 6세 때 어머니를 잃고 생활고에 시달리던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위탁 기관에 맡겨졌다. 2009년 쿨리발리와 이슬람식 결혼식을 올린 뒤 극단주의에 발을 담갔고 2010년 쿨리발리와 함께 범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프랑스 테러] 유대인 식품점 인질극 용의자 26세 여성 추적 미궁에
입력 2015-01-11 1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