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낙서 보고 비행기에 탈 수 있을까’… 승무원 단체 탑승거부한 사연

입력 2015-01-11 15:03 수정 2015-01-11 16:26

이 낙서를 보고 과연 비행기에 탈 수 있을까.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에서 해고된 전직 승무원 13명이 항공사를 상대로 복직 소송에 나섰다고 전했다. 승무원들은 지난해 항공기 탑승을 거부해 해고됐다. 당시 승무원들이 비행기에 타지 않은 이유는 항공기 꼬리 부근에 새겨진 의문의 낙서 때문이었다.

지난해 7월 14일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소속 보잉 740-400기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홍콩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항공기에 오르려던 승무원들은 기체 꼬리 아래쪽에서 의미심장한 낙서를 발견했다. 기름잔여물로 그려진 ‘바이 바이(BYE BYE)’라는 글씨와 웃고 있는 두 개의 얼굴이었다.

승무원들은 테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요청했지만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항공사 측은 승무원들에게 다시 탑승을 지시했지만 13명의 승무원은 자신들과 승객들의 안전을 이유로 거부했다. 해당 여객기는 결국 승무원 부족으로 비행이 취소됐다.

해고된 승무원 측 법률대리인은 “피고용인이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 라면서 “복직은 물론 그간의 체불임금과 손해배상까지 청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측은 “미 연방항공청의 규정에 따라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졌다. 비행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고 어떤 위험 요인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의문의 낙서는 출발지인 샌프란시스코공항이나 전 기착지였던 인천공항에서 그려진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낙서를 그린 범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