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를 이유없이 때린 ‘묻지마’ 폭행범을 잡은 혼성듀오 ‘알맹’의 이해용(25)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중학교 때도 버스에서 여성에게 추근대는 중년남자를 붙잡아 두고 경찰에 신고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해용은 지난 8일 오전 9시쯤 서울 관악구 신림역 부근 횡단보도에서 폐지를 줍던 81세 할머니를 발로 차 넘어뜨리는 회사원 A씨(26)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도망가지 못하도록 붙잡고 있어 검거를 도왔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해용은 “누구라도 그 현장에 있었으면 도움을 드렸을 텐데 큰일을 한 것처럼 화제가 돼 쑥스럽다”고 겸손해했다. 이해용은 “낙성대 쪽에 사는데 신림역 인근에 사는 친구에게 가 아침밥을 먹고 나와 우리 집 쪽으로 가는 길이었다”며 “젊은 남자가 폐지를 줍는 연세 많은 할머니를 발로 차는 걸 보고 제지했더니 도망가려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 장면이 믿기 어려워 할머니를 부축하는 2명의 여성에게 ‘저 남자가 때린 것 맞느냐’고 물었고, 가해자의 친구도 ‘때리면 어떡해’라고 말하길래 폭행을 확신하고 경찰에 신고했다”며 “가해자가 도망가려 하길래 붙잡고 있었는데 다행히 경찰이 빨리 출동했다”고 덧붙였다.
그의 선행은 이번 말고도 두 차례나 더 있었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친구 7명과 버스를 탔는데 한 중년 남자가 젊은 여자에게 추근댔다”며 “여자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소리를 지르고 아저씨가 도망가기에 붙잡아 두고 경찰에 신고한 적이 있다. 얼마 전에도 사당에서 한 젊은 남자가 택시 기사 아저씨에게 욕하고 때리는 모습을 보고 신고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 친구들도 평소 약한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하는 걸 보면 도움을 줘서 자연스레 영향을 받은 것뿐”이라고 말했다.
관악경찰서는 오는 12일 오전 10시 이해용에게 감사장과 신고 포상금을 주기로 했다.
그는 “포상금을 어디에 쓸지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좋은 일에 쓰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조사 결과 A씨는 술에 취해 길을 가다가 별다른 이유 없이 할머니를 폭행했는데 이해용 덕분에 할머니는 다행히 상처는 입지 않은 것으로 전했다.
이해용은 여성 멤버 최린과 함께 혼성듀오 알맹으로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 스타’ 시즌3에 출연해 톱 6까지 진출했으며 지난해 10월 데뷔 앨범을 발표했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
할머니 폭행범 잡은 ‘알맹’ 이해용 알고보니 ‘선행왕’
입력 2015-01-11 1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