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 인천시 30년된 청사 신축 엄두도 못내 울상

입력 2015-01-11 15:03

인천시청 건물이 올해로 준공 30년을 맞는다.

건물 노후화가 사무공간 부족이 심각한 실정이지만 인천시는 재정난 때문에 청사 신축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11일 인천시에 따르면 남동구 구월동 시청사는 지하 2층, 지상 4층, 연면적 2만4000㎡ 규모로 1985년 12월 9일 문을 열었다.

당시에는 웅장한 규모였지만 30년간 인천시 인구가 100만명에서 300만명으로 늘고 공무원 수도 비슷한 비율로 늘어 사무공간 부족이 심각한 실정이다.

인천시 전체 72개 과 중 18개 과 공무원 313명은 시청에 공간이 없어 외부 건물 사무실을 임대해 근무하고 있다.

송도 미추홀타워에는 건설심사과·건강증진과 등 6개 과, 송도 G타워에는 투자유치담당관실과 국제협력관실 등 2개 실, 시청 인근 파크에비뉴와 인천YWCA 건물에는 다문화정책과·보육정책과 등 10개 과가 입주해 있다.

시청의 많은 부서가 시청사 외에 4개 건물에 뿔뿔이 흩어져 있다 보니 민원인의 불편도 크다. 시청사를 방문했다가 담당 부서가 멀리 떨어진 다른 지역 건물에 있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발길을 돌리는 민원인도 적지 않다.

연간 7억5000만원에 이르는 임대료 부담도 재정난을 겪는 인천시에는 큰 부담이다.

또 건축 당시 지하주차장을 마련하지 않아 주차난도 심각하다. 시청사는 30년 전 신축 당시만 해도 허허벌판에 있어 주차걱정이 없었지만 현재는 오전 10시만 넘으면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건물 노후화에 따른 열악한 근무환경도 심각한 지경이다.

화장실 배수시설이나 냉난방 시스템은 툭하면 고장나기 일쑤고 전력 효율도 떨어져 여름과 겨울철 더위와 추위를 견디느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인천시는 청사 신축의 필요성은 느끼고 있지만 재정난을 겪는 상황에서 수천억원에 이르는 건축비를 조달해야 하는 점 때문에 선뜻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2005년 이미 건물 옥상에 2000㎡ 규모의 사무실을 증축한 터라 건물 하중 문제 때문에 더 이상의 증축도 어렵다. 이곳에는 문화예술과 등이 자리잡고 있다.

시는 재정난 때문에 당장 청사 신축계획을 세우긴 어렵지만 장기 과제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올 상반기 안에 청사 건립 장기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한 기본용역을 인천시발전연구원에 의뢰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당장은 어렵지만 건물 노후화를 고려하면 언젠가는 청사를 신축해야 할 것으로 보고 용역 착수를 추진하게 됐다”며 “연내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청사 신축을 위한 장기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