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사립대의 전 국문과 교수 A씨(53·여)는 2012년 2학기 수업 중 몇몇 학생에게 폭언을 했다. 이듬해 1월 이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가자 조회 수 10만건을 넘기며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A씨는 “수업은 왜 들어와서 XX이야”라며 “너 아르바이트로 술집 나갔다며? 얼굴 보면 다 보여. 저런 애 며느리로 보면 피곤해져”라고 말했다. 그는 “넌 F니까 수강신청 취소해. 내가 호스티스 가르치게 생겼어? 수강신청 취소 안 하면 (강의)안 한다. 빨리 나가” 등 막말을 이어갔다.
A씨는 학생 4명에게 ‘A+’ 학점을 줬다가 자신의 이메일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수신거부된 것을 꼬투리 잡아 갑자기 F로 학점을 수정하기도 했다. 학교 측은 A씨에게 해당 학생들의 성적을 재평가하라고 권유했지만 A씨는 이를 거절했다. 결국 학교는 학사운영위원회를 열고 학생들의 학점 포기를 허가해야 했다. 학점 포기는 학사규정에 없었지만 학교 측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A씨는 동료 교수가 불륜을 저질렀다거나 교직원이 여직원과 은밀한 관계라는 등 확인되지 않은 내용과 욕설을 이메일을 통해 학교 교직원과 학생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에까지 보내기도 했다. 진상조사를 벌인 학교 행정감사원은 2013년 4월 A씨에 대해 직위해제와 징계를 요구했다. A씨는 그해 5월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학교 교원징계위원회는 이를 반려하고 같은 해 10월 파면을 결정했다.
서울 북부지법 제13민사부(부장판사 박대준)는 A씨가 학교를 상대로 낸 파면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재판에서 “징계 절차가 잘못됐고 비위 정도에 비하면 파면은 징계권의 남용”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수업에서 퍼부은 성적 폭언과 욕설은 저속하고 비열한 내용이었고 학생 대부분은 커다란 충격과 상처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학생들을 번갈아 가며 모욕한 정황까지 엿보인다"고 판단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내가 호스티스 가르치게 생겼어” … 법원, 막말 교수 해임 정당 판결
입력 2015-01-11 1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