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이 승점 2점을 지켰다. 김진현은 결정적인 선방으로 한국의 호주 아시안컵 첫 경기 승리를 지켜내며 슈틸리케호의 주전 수문장이 됐음을 선포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10일 호주 캔버라의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오만에 1대 0으로 이겼다.
한국은 후반 막판 가슴 철렁한 상황을 맞았다. 후반 47분 코너킥 상황에서 오만 선수가 헤딩 슈팅을 날렸다. 문전에서 날아오던 공은 빠른 속도로 골문을 향했다. 그 때 김진현이 동물같은 반사신경으로 손을 뻗어 슈팅의 궤적을 바꿨다. 공은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 나왔다. 김진현이 1-0으로 앞서며 눈앞에 둔 승점 3점 가운데 2점을 지켜내는 순간이었다.
당초 골키퍼 자리에서 김진현은 3순위였다. 브라질월드컵 때 골문을 지킨 정성룡(수원 삼성)이 건재한데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한 김승규(울산 현대)는 스타로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이에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한 뒤 김진현이 대표팀에 선발됐을 때 누구도 그가 한국의 골문을 지킬지 예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그를 눈여겨봤고, 브라질월드컵 이후 치른 평가전 가운데 가장 많은 4경기에서 김진현을 주전으로 발탁했다. 그리고 슈틸리케 감독은 그의 눈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김진현은 경기가 끝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 “팀이 이겨서 기쁘다”며 “1-0에서 마지막까지 막지 못하면 1-1로 비기는 상황이었다. 끝까지 집중했던 게 무실점 경기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잘했다기보다는 팀의 일원으로 힘을 보태고 싶을 뿐”이라며 “항상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내가 잘했다고 해서 다음 경기에 김승규나 정성룡 선배가 나가지 말라는 법도 없다. 내가 못 나가더라도 뒤에서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다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아시안컵] 한국 골문 든든히 지킨 김진현 “이제 내가 주전”
입력 2015-01-10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