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의정부 아파트 화재 사건의 사상자들은 대부분 건물 안에 들어찬 유독가스를 흡입하거나 고층에서 뛰어내리다 골절상을 입었다. 사망자는 3명, 부상자는 경찰관 2명을 포함한 101명이다.
사망자 중 47세 남성과 28세 여성은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유독가스 흡입으로 인한 질식으로 추정되고 있다. 안모(67·여)씨는 연기를 마셔 의식을 잃은 것을 발견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치료 중 숨졌다. 부상자 중 7명은 생명이 위독하다.
이들은 불길과 연기를 피해 고층에서 뛰어내리다 다리와 엉덩이 등에 심하게 골절상을 입었거나 유독가스로 폐와 기관지 등이 손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상자들 역시 부상 부위가 유사하다.
8층에 거주하는 박모(34) 씨는 "창밖으로 연기가 올라와 무조건 계단으로 뛰어 올라가, 옥상 바로밑 기계실에 있었다"며 "그곳에서도 연기가 계속 들어와 옥상으로 뛰어내린 뒤, 옆 건물로 건너서 구조됐다"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4층 거주 정모(27)씨는 "잠을 자던 중 창문 밖에서 번쩍번쩍하고 타는 소리가 들려 일어나 보니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며 "대피방송이나, 화재 경보 소리를 듣지 못했고, 3층 유리창을 부수고 밖으로 뛰어내렸다"고 설명했다.
7층 주민 윤모(35)씨는 "현관으로 연기가 들어와 불이 난줄 알았다"면서 "화재 경보는 물론, 스프링클러도 작동하지 않아 119 구조대가 오기를 기다렸다"고 덧붙였다. 주민 송모(23) 씨는 "밖에서 사라들의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려 출입문을 열어보니 연기가 너무 자욱했다"며 "물도 안나와 창문을 깨고 외벽에 있는 가스 배관을 타고 탈출했다"고 말했다.
부상자들은 의정부와 서울 북부지역 병원들에 분산돼 치료받고 있으며 경상자 일부는 치료후 귀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의정부=강창욱 기자 kcw@kmib.co.kr
벽 타고 내려오고, 옆 건물로 건너뛰고… 의정부 화재 사상자 대부분 골절·질식
입력 2015-01-10 16:20